최근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만연한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언론 보도와 엑스(구 트위터)상에 떠도는 전국 500여곳의 피해학교 목록을 접한 우리 여성과 어린이·청소년들 그리고 양육자들의 세계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논란 이후, 즐기는 것 외의 목적으로 예컨대 자신의 피해를 확인하거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접했을 수많은 청(소)년의 영혼을 위해 속절없이 애도한다. 무뎌지지도 닳지도 않은 10대 시절 나의 영혼을 떠올려 보면, 그들 모두가 희생자라는 걸 느낀다. 영혼의 대량 학살. ‘신뢰’, ‘안전’에 대한 감각은 완전히 달라지거나 또는 사라졌다.
소셜미디어(SNS)상의 사진을 모조리 삭제한다 해도 결국 나의 존재 자체를 삭제할 수는 없기에, 사진을 찍혀서도 안 되고 기록되면 안 되고 그 누구도 믿으면 안 되는, 그런 허깨비 같은 존재 방식을 이 청(소)년들은 고민해야 한다. 그런 삶은 살만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