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주 쿠팡 야간 기사, ‘아이디 돌려쓰기’로 8일 연속 근무 정황

제주 쿠팡 야간 기사, ‘아이디 돌려쓰기’로 8일 연속 근무 정황
“최소한의 과로 방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
지난 10일 제주에서 새벽배송 중 교통사고로 숨진 쿠팡 택배기사 오승용씨가 소속 대리점의 관리·감독 아래 다른 기사 아이디를 사용해 8일 연속 근무한 정황이 확인됐다.
18일 전국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와 고 오승용씨 유가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생전에 대리점 관리자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인이 지난 8월1일부터 8일까지 8일을 내리 근무했는데, 이런 장기 연속 근무의 배경에 ‘아이디 돌려쓰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인의 상황은 과로할 자유는 있지만 쉴 자유는 없는 쿠팡 택배기사들의 노동 현실도 잘 보여준다. 아이디 돌려쓰기를 통해 연속 근무는 제한 없이 이뤄진 반면, 휴가 사용은 자유롭지 못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아버지 장례 후 이틀간 휴무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루만 쉬고 출근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에도 고인은 대리점 관리자에게 휴가 사용을 요청했다가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다”며 반려당한 바 있다. 고인의 누나인 오아무개씨는 “동생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하루 만에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갔다가 사고로 숨졌다”며 “쿠팡은 책임 회피를 멈추고 고인과 유가족 앞에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겨레 | 기자 남지현] 전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2299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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