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해방, 해초와 구호선단 평화활동가 연대 제주 집회 - 장하나 활동가 발언
2025년 10월 10일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헤방, 해초와 구호선단 평화활동가 연대 제주 집회>에서 강정평화네크워크 활동가로 함께 한 장하나 활동가의 발언을 나눕니다.
강정평화네트워크의 나장입니다. 동지들과 강정피스앤뮤직캠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일 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저는 이곳 시청에서 4만 1천명의 사망자... 9만 3천의 부상자... 그 중 대부분인 아동과 여성들을 기렸습니다.
가자 전쟁이 발발한 지 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세상을 떠난 6만 7천명의 사람들...169,430명의 부상자들... 사람을 숫자로 기록하기 싫다고 몸부림 치면서도... 저는 사상자 통계를 검색했습니다. 나와 똑같은 평범하고 작지만 커다란 한 사람의 단 한 번 뿐인 생명이 7만 번 소멸했습니다. 전쟁이라는 인간의 광기는 같은 인간을 해충처럼 짓밟고 웃습니다. 저는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단 2년 동안 가자 지구의 인구는 220만에서 210만명으로 줄었습니다. 가족과 집과 고향과 건강을 잃어버린 사람들, 증오와 고통과 트라우마와 우울과 절망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생존자는 다행스러운 삶을 사는 게 아닙니다. 전쟁은 모두의 영혼을 죽입니다.
2주기가 된 지금 저는 SNS를 보지 않습니다. 외면하려고 작정한 건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에서 전해져 오는 죽음의 소식을 보는 게 점점 힘듭니다.
지난 10월 7일은 추석 연휴 중이었습니다. 오랫만에 멀리 사는 가족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정성들인 음식을 빚어 나눴습니다. 아주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가족들과 TV로 트로트 방송도 밤늦게 보았습니다. 2주기라는 생각은 굳이 안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가 '나빴다. 못 됐다'라고 생각진 않았지만, 해초의 나포, 구금 소식에 여러모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강정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던 2011년, 내가 아는 한 누구보다 선량하고 타인을 해치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죄다 범죄자가 되어 위험분자인냥 손가락질 당하던 그 때가 떠올랐습니다. 수갑을 찬 의인들에게, 해초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자에서는 나 같은 여성과 엄마들, 내 딸과 같은 어린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텅 비어 버리곤 합니다. 죄라곤 하나도 없는 어린 생명들이 죽어 가는데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생명을 죽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이 일그러진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무관심한 세상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나 또한 점차 무관심한 사람이 되어가는 현실이 저를 희미하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안개같은 유령같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 멀리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죽음이 왜 저의 일상을 뒤흔드는지요?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4.3의 광풍이 제주를 휩쓸고 제주인의 피가 이 땅 곳곳에 스몄습니다. 빨갱이 사냥, 레드 헌트를 지시하고 제주인 학살을 미국의 사과는 아직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지도 못합니다. 4.3은 그래서 끝날 기미가 안 보입니다.
1947년은 또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뻬앗고 팔레스타인인 학살하는 범죄가 시작된 해입니다. 80여년에 달하는 부정과 범죄가 학살의 역사가 여기 제주에서 저기 팔레스타인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더러운 비즈니스가, 사람의 생명을 소모해 돈을 버는 전쟁 범죄 산업이... 여기 제주에서 저기 팔레스타인에서... 오늘도 저를 조금씩 무너트리고 있습니다.
저는 역사 전문가도 아니지만,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시대 속에 살아가는 제주와 제주인은 언제 전쟁에 휩쓸려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주 해군기지와 제2공항과 군사위성 공장은 제주에 전쟁을 끌어들일 것입니다.
지난 해보다 더 우울한 발언문을 쓰고 나니 너무 난감하고 부끄러웠지만, 저는 오늘 집회장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제1회 강정피스앤뮤직캠프 티셔츠를 입고 오신 분들, 제2회 피뮤캠 티셔츠 입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우울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우울함과 무기력함을 원동력으로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만큼만 해나가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라서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함께.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제주 해군기지 폐쇄하라!
<성명서: 팔레스타인 해방, 해초와 구호선단 평화활동가 연대 제주 집회>
봉쇄를 넘어, 연대와 연결로!
“국경 없는 바다를 건너는 일이 봉쇄를 부수고 연대와 연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가로막힌 우리들이 만나는 것, 봉쇄를 깨부수는 것이 이번 항해의 목적입니다.” (가자 항해를 앞두고, 해초의 편지 중)
지난 10월 8일 수요일 오전 11시 40분, 해초가 탄 배 ‘알라 알 나자르 Alaa Al-Najjar’ 호가 나포된 것을 전후로 ‘천개의 마들린 Thousand Madleens to Gaza’ 가자구호선단의 배 9척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모두 나포되었다. 선단의 활동가들, 언론인들, 의료진들은 전원 체포되어 이스라엘 사막 보안 감옥에 구금되었다. 이틀 후인 10월 10일 자진 추방 형식으로 석방된 해초는 그가 말한대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우리는 해초 뿐만 아니라 구호선단 모든 활동가들의 안전하고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이재명 정부는 자국민인 해초의 석방을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한국은 전 세계 193개국 중 아직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35개국에 속하며 한화, 삼성,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D 현대 등 한국의 기업들은 이스라엘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팔레스타인 학살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또한 가자지구 가스전 탐사권에 개입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제법을 철저히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자국민을 납치한 이스라엘 정부에 강한 항의는 물론, 이스라엘과의 협력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해야 한다. 콜럼비아 정부는 이스라엘 외교관 추방 명령을 내렸으며 이스라엘과의 자유무역협정도 종료했다. 튀르키예 검찰은 이스라엘의 국제법상 자유박탈죄, 운송 수단 억류죄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의지를 밝혔다. 유엔은 이미 9월 16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글로벌 수무드 The Global Sumud Flotilla’ 선단 등 석방된 활동가들의 이스라엘 감옥 체험기에 의하면 물과 음식이 제공되지 않았고, 구타와 성희롱, 정신적 공포와 위협 등 학대와 고문이 자행되었다. 우리는 이들의 증언으로부터 국제 사회가 오랫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의 고통과 독립, 해방과 평화의 염원에 주목해야 한다. 이전부터 11,1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이 ‘안보'를 이유로 이스라엘에 구금되어 있고, 학대와 고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들은 수십년의 구금 생활 중에도 가자를 폭격하는 전투기 소음을 들어야 했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테러리스트’ 라고 칭하는 그들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다. 제국주의의 포위와 봉쇄, 절멸 정책에 맞선 사람들이다. 말 할 수 없는 비인간 존재들의 생존을 위해 맞선 사람들이다.
제주 역시 그랬다.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정에 의해 독립과 해방이 좌절되고 ‘빨갱이 섬’이라 낙인 찍혀 제국주의 학살의 대상이 되었다. 구금과 고문에 청년들이 죽어가고 초토화 작전에 마을 84개가 ‘소멸’되었다. 학살로 인해 유가족이 되었으나 말을 하는 것도 ‘봉쇄’되고 ‘포위’되어 ‘연결’을 꿈 꿀 수도 없었다. 제주는 또 다른 팔레스타인이었으며 팔레스타인은 또 다른 제주다.
그러나 제주는 해군기지와 항공우주시설들로 인해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섬이 되고 있다.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에서 군함들이 공해상으로 이동해 전쟁 훈련을 하고,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제주 남방 공해를 날고 있다. 제2공항이 생기면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활주로 건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무기 기업들과 협력하는 한화시스템은 제주 중산간 지하수 특별관리구역에 전쟁의 눈과 귀가 될 위성들을 생산할 우주센터 완공을 앞두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정에서 한 평화활동가가 “수많은 민중들의 연대로 자본과 군사가 만든 봉쇄를 끊기” 위해 떠났다. 그리고 그의 최종 목적지인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전 세계의 수백명의 평화 활동가들이 인류 모두의 평화의 염원을 안고 연대와 연결을 위해 가자로 항해했고 그 실상을 고발했다. 이제 우리가 화답할 때다.
_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을 완전하고 조속하게 중단하라!
_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민간선박 불법 나포와 불법 체포 중단하라!
_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불법 납치와 체포 및 집단학살에 강력하게 항의하라!
_한화, 삼성, KAI, HD현대,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정부기관과 기업들은 팔레스타인 학살에 일조하는 이스라엘 정부 및 기업들과의 모든 협력을 즉각 중단하라!
_제주의 정치권과 오영훈 도지사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강정평화활동가 불법 납치에 대해 침묵하지 말라!
_이스라엘 전쟁무기 기업과 협력하여 팔레스타인 학살에 일조하는 한화는 제주를 떠나라!
_가자 해방은 모두의 해방! 팔레스타인 해방은 모두의 해방!
_Free Free Palestine!
2025년 10월 11일
가장자리에서, 강정공소, 강정친구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척자들, 노동당제주도당, 민주노총제주본부, 볍씨학교,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송악산알뜨르사람들, 시민운동회,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정의당제주도당, 제주가치, 제주녹색당, (사)제주다크투어, 제주여민회,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퀴어프라이드조직위원회, 진보당제주도당,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핫핑크돌핀스, 해양시민과학센터파란. https://cafe.daum.net/peacekj/UvsW/172
<팔레스타인 해방, 해초와 구호선단 평화활동가 연대 제주 집회>
장소: 제주시청 앞
시간: 2025. 10. 11.(토)
오후 6시: 사전 공동체 춤
<천개의 마들린호를 위한 천번의 춤> 춤 릴레이 프로젝트
오후 7시: 본 집회
주최:
가장자리에서, 강정공소, 강정친구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척자들, 노동당제주도당, 민주노총제주본부,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볍씨학교,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시민운동회,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전여농제주도연합, 정의당제주도당, 제주가치, 제주녹색당, (사)제주다크투어,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퀴어프라이드조직위원회, 진보당제주도당,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핫핑크돌핀스, 해양시민과학센터파란
………………………………………..
취지
한국 시각으로 10월 8일 (수) 오전 11시 40분 전후, 강정평화활동가 김아현(해초)이 속한 ‘천개의 마들린’ 가자구호선단의 배 9척이 이스라엘 군에 의해 모두 나포가 되고 선단의 활동가들은 전원 체포되어 이스라엘 감옥에 구금된 바 있습니다. 김아현(해초)은 이틀 후인 10월 10일 자진추방 형식으로 석방되었고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는 그가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보안 감옥에서 풀려나 귀환할 것이란 소식에 반갑고 안도하면서도 아직 수감되어 있는 구호선단의 세계 평화 활동가들과 연대하며 조속한 석방과 무사귀환을 기원합니다. 풀려난 구호 선단 활동가들의 이스라엘 감옥 체험기에 의하면 이는 물과 음식 거부, 구타, 수갑, 정신적 공포와 위협 주입 등 학대와 고문을 동반한 것입니다.
한편, 이재명 정부가 자국민인 김아현의 신속 석방에 총력을 다했다고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국제법을 철저히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자국민을 납치한 이스라엘 정부에 강한 항의와 더불어 이스라엘과의 협력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해야 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수무드 선단 참가자들의 경우, 타국의 몇 정부들은 이스라엘에 강경 항의하고 외교관을 추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협상이 진행되어 인질과 수감자 석방이 이루어지고 이스라엘군이 후퇴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이란 말을 쓰지 않느다 함) 팔레스타인이 해방과 독립을 완전히 찾는 것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궁극적 목적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완전 점령이며 학살이 계속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만적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휴전 협상의 배경에는 해초와 가자구호선단 활동가들의 헌신과 전 세계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와 압박이 있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구호선단 활동가들 체포에 항의하며 2백만명이 총 파업을 했고 암스테르담에서는 10월 5일 시 인구의 1/3인 25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10월 11일 집회에서 가자구호선단 모든 활동가들의 조속한 석방과 아울러 미국과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및 학살과 기근 정책을 강하게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촉구할 것 입니다. 제주는 팔레스타인과 비숫한 4.3이란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이스라엘 무기기업과 협력을 맺고 팔레스타인 학살에 일조하는 한화 시스템이 전쟁의 눈과 귀가 될 위성을 양산할 우주센터를 짓는 곳 입니다.
제주의 연대와 응원이 구호선단의 평화활동가들과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에게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짧은 이틀간의 긴급한 준비에도 공동주최를 기꺼이 응해주신 제주시민단체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7시 제주 시청 앞 민원실 도로 본 집회 이전에 6시에는 릴레이 공동체 춤이 진행됩니다. 이 춤은 팔레스타인과 인근 지역에서 많이 추어지는 춤으로 해방과 독립을 위한 저항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동제안: 최성희(강정평화활동가), 김순애(제주녹색당)
_ 사회자: 집회 취지 및 공동주최/참가자 소개/ 구호 (2분)
_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1분)
- 해초편지 대독 (5분) (든든)
- 해초 상황 브리핑(5분) : 지슬 담당 (정리 및 섭외 혹은 직접 발언)
- 팔레스타인 상황 브리핑(3분) : 카레 담당(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정리부탁, 대독섭외)
- 공연 : 핫핑크돌핀스 (5분)
- 발언 : 김순애 (3분)
_ 발언: 임최도윤(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장) (3분)
- 공연 : 사이 (3분)
_ 동시 낭독: 뺙(1-2분)
- 발언 : 장하나(강정평화네트워크 활동가)(3분)
- 자유발언(3분)
- 성명서 낭독 (낭독자 현장섭외-테라) (10분)
- 4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