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기고 김선희 정치하는엄마들] 과학자에게 필요한 것이 ‘공감’이라면…캐런 매싱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읽다
노동자에게는 자신의 노동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고통을 공론화하기 위해 과학자의 증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통계적인 유의미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과학적 결과를 판단하는 데에는 노동자의 삶에 공감하는 태도가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고통』 저자 캐런 매싱은 공감 없는 과학은 사람을 위한 과학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캐런 매싱은 자신이 노동자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노동 환경에 대해 문제 제기해 온 30여년 간 “학자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과 사회적 지위가 낮은 노동자들이 분리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차이를 ‘공감 격차’로 명명하였다. 그 공감 격차를 인식하고 그 차이를 좁히려는 실천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일깨운다.
저자는 회고록 『보이지 않는 고통』(Pain and Prejudice: 원제-고통과 편견)에서 자신의 특권적 성장 배경을 돌아보며 반성한다. “아버지의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네 학비를 낸다는 걸 기억하렴.”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잊지 않으며,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돌려주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이 성찰은 공감의 출발점이다. 공감은 타인의 고통을 체험해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취가 타인의 노동과 무관하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는 고용주, 정책결정자, 과학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태도다.
🖋[일다 기고 김선희 정치하는엄마들] 기사 전문
https://m.ildaro.com/10168
- 1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