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보도자료] 2023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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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보도자료

보도일시

2023. 05. 17. 수

담당

사무국

010-2540-0420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

정영은 서페대연 대표

010-9171-7905,

010-7208-8357

배포일시

2023. 05. 17. 수

총 6매 (별첨 0건)

2023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 5월 17일 34개 여성 시민사회 단체, 강남역 10번 출구 공동행동 집회 개최

- 전 사회적 퇴행의 윤석열 시대에 페미니스트들이 뭉쳐 세상을 바꾸자 외침

- 혐오와 갈라치기에 맞서는 더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단결로 모두가 안전한 사회 이룰 것

 

■ 일시 : 2023년 5월 17일(수)

■ 장소 : 강남역 10번 출구

■ 공동주최 : 서울여성회 등 34개 여성 시민사회 단체

 

 

5월 17일(수)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이 개최되었다. 34개의 여성단체,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의 공동주최로 열린 본 행사는 역사의 퇴행을 막고 모두가 안전한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연대의 의지를 담은 추모 공연과 발언, 퍼포먼스 등으로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서울여성회 박지아 부회장은 여는 말을 통해 “현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며 대놓고 ‘여성’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받고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있음을 환기하고, 거대한 백래시에 맞서 젠더 폭력을 끝장낼 연대의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오늘 행사가 기획되었다”고 밝히고, “윤석열 정부의 퇴행의 정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더욱더 연대하고 단결하여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전진을 반드시 이루자”고 말했다.

 

34개의 공동주최단위와 온라인으로 소식을 접하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 1년은 여성들의 삶을 심각한 고통으로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 개악 사회공공성 후퇴 등 전 사회적 퇴행의 시간이었음에 공감하고, ‘윤석열 정부 퇴진’, ‘성평등 실현을 위해 세상을 바꾸자’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공동주최단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오은선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눈앞의 부당함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내칠수록 우리는 더 단단히 뭉칠 거라고. 그리고 결국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찾을 거라고. 이 자리에서 다시 단결을 외칩니다. 우리가 바로 옆의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혐오를 포용으로 이겨냅시다”며 이 자리에 모인 소감을 이야기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의 기획단 조혜원은 발언을 통해 “2년 전 오늘 제가 이 시간에 강남역을 지날 때에는 그저 우연히 포스트잇을 하나 남기던 사람에 불과했다.. (중략) .. 하지만 그 날 제가 보았던 것은 수많은 여성들의 존재였고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였다. 그 존재를 목격한 것만으로도 저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이번 기획단에 지원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발언을 신청한 시민들도 온라인 포스트잇으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퇴행의 시대에 분노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한 포스트잇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나가겠습니다. 우리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바꿨고 바꾸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세상이 똑같다고 느끼기도 하고, 누구는 쓸모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건 절대 당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연대의 손을 잡고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라며 연대의 결심을 이야기 했다. 또 어떤 포스트잇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있는 여성폭력을 마치 없는 것처럼, 가해자 한 명만의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야기합니다. 여성폭력 묵인하고 방조하는 국가가 공범이다!!”며 국가와 윤석열 정권의 책임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서울여성회는 지난 2021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5주기부터 매년 추모행동을 주최해 왔으며, 올해는 보다 많은 시민들,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하기 위해 취지에 공감하는 단위에 공동주최를 제안하였고, 34개의 단위가 뜻을 모아 오늘 행사를 함께 준비했다.

 

이번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은 다양한 시민들과 단체들이 함께 하는 만큼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모두의 안전을 위한 약속’을 만들고 사전 공유하여, 참석한 모두의 안전을 우선으로 운영한다는 점과 행사의 취지에 맞는 발언을 할 것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진행하였다.

 

현장에 함께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한 온라인 포스트잇 담벼락 추모행동(bit.ly/20230517post)과 당일 추모행동을 온라인으로 함께 볼 수 있도록 서울여성회 인스타그램 계정(https://www.instagram.com/seoulwom)을 통한 현장 라이브 생중계도 진행됐다.

 

 

 

2023년 05월 17일

서울여성회 회장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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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웹자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성명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윤석열 취임 1년, 퇴행의 시대가 왔다!

갈라치기 정치, 혐오의 정치로 권력을 얻은 윤석열 정부가 등장한 지 일 년이 되었다. 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탄압, 언론 길들이기, 굴욕적인 한일협상 등 날이 갈수록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 역시 뒷걸음치고 있으며, 결국 국가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했던 두 사건, 신당역 사건과 이태원 참사가 연이어 일어났다.

 

퇴행의 시대는 여성을 겨누었다!

어김없이 윤석열 정권의 퇴행은 여성에게 겨누어졌다. 언론을 통해 매일 확인되는 여성폭력, 다양한 이유로 목숨을 잃고 있는 여성. '우울증 갤러리'로 플랫폼만 바뀐 제2 제3의 N번방, 일터에서 계속되는 성폭력과 ‘무고죄 강화’까지.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며, ‘여성’ 지우기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여성들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받고 목숨을 잃고 있다.

 

2016년, 강남역에서 우리가 되었다!

7년 전 우리는 강남역에 모였다. 단지 ‘여성이라’ 죽어야 했던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며 여성혐오와 젠더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구조의 문제임을 몸서리치게 깨달았다. 깨달은 우리들은 내가 아니라 ‘우리’로서 싸웠고, 세상의 성차별에 맞섰고 바꿔왔다. 낙태죄를 폐지 시켰고, 스토킹 처벌법을 만들고, 페미니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여성들이 한곳에 모여 외치기도 했다. 그렇게 운이 좋아 살아남았던 우리는 변했고 그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

 

2023년, 우리는 다시 강남역에서 묻는다!

그러나 다시 강남역에 모인 우리는 물을 수밖에 없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안전한가?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차별과 폭력의 이유가 ‘여성’이지는 않은가?

지금 우리는 다시 모이고 싸워야 할 때이지 않은가?

 

퇴행의 시대, 살아남은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강남역에 모여 “살아남은 우리가 세상을 바꾸자” 외쳤듯이, 오늘 우리는 퇴행의 시대를 넘어 우리의 전진을 만들기 위해 모여서 외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의 편에 서서 진실을 뒤집으려 하는 이들에게,

여성폭력은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피해망상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말할 것이다.

 

아무리 퇴행으로 가려 해도 되돌려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살아남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여성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역사상 아무것도 없었다고.

살아남은 이들이 자각하고 뭉치면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되는지 다시 한번 알려줄 것이다.

그렇게 백래시의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퇴행의 시대를 거스르기 위해 우리는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여성의 죽음을 방관하지 말고 젠더폭력에 대한 국가의 답을 내놓아라!

정부가 ‘여성 지우기’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여성들은 자기를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폭력에 노출되고, 목숨마저 위협받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안전에 위협을 받는 사람이 누구이든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여성의 안전권 보장을 방기하고 있다. 여성폭력을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또한, 젠더폭력은 사회구조적 성차별의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구조적인 차별을 없애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필요한 정책은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성평등 전담 부처의 강화이다. 실패한 여가부 정책을 폐기하고 여성가족부 없애기에 앞장서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하고, 성평등 전담부처 강화하라!

 

퇴행의 시대를 거스르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힘이 될 것이다.

여성이 정당한 목소리를 내어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신상이 털리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백래시의 현실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가 위축되고 침묵하고 움츠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들이 뭉치고 커지고 거대한 힘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강하게 우리가 되어 갈 것이다. 서로를 지키어 더욱 강하게 전진을 만들어갈 것이다.

박근혜 정권을 무너트린 탄핵의 촛불이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처럼,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거슬러 올리는 가장 강한 횃불이 될 것이다.

 

여성이 모여서 하나가 되는 순간,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는 없다.

 

 

 

2023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일동

 

 

 

 

 

 

<발언문 모음>

 

■ 발언문-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인동) 연대사업국장 문지현

 

안녕하세요, 인동의 연대사업국장 문지현입니다.

 

제가 처음 강남역 살인사건을 알게 되었을 때, 도대체 얼마나 더 조심하고 살아야하는 건지 답답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 후에도 너무 많은 여성들의 죽음을 봤습니다. 이 세상이 증오스러웠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중산층 백인남성으로 태어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차별받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화가 나는 것을 넘어 피곤하고 지겨웠기 때문입니다.

밤이 아니여도 길을 지날 때 누가 따라오는 지 확인하게 되고, 혹시나 불법촬영 카메라가 있기는 않을까 싶어 바깥에서는 화장실 가는 것을 피하게 되는 일상이 피곤했습니다.

그 때 알았습니다. 차별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러나 지금의 저는 다시 태어나도 여성으로, 성소수자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차별의 경험으로 투쟁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페미니즘을 통해 사람은 존재로서 차별받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 차별받고 있는 이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이 사회의 주체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바꿔야 하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태어나도 차별받는 존재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평등과 투쟁을 알 수밖에 없는 존재로 태어나서 사회의 주체로 또 다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모인 우리가 너무 슬프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사회를 바꾸고 있습니다. 성차별사회를 성평등 사회로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회의 주체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차별은 우리의 변화와 실천의 계기가 되었고, 우리가 서로를 만나게 했습니다.

 

우리의 힘을 잊지말고 사회의 주체로 당당하게 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이 사회를 함께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 퇴행을 거슬러 페미가 바꾼다!

감사합니다.

 

 

 

 

■ 발언문-정치하는엄마들 오은선

 

7년 전 이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우리는 단결했습니다.

 

“여자라서 죽였다.”는 충격과 공포의 말.

 

그동안 우리는 여자라서 밤늦게 돌아다니지 못했고, 여자라서 다리를 오므리고 앉아야 하고, 여자라서 몸가짐을 똑바로 해야 했고, 여자라서 그림자 노동·돌봄노동을 하면서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살았습니다. 여자라서 목소리를 크게내지 못했다는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단결했습니다.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여자라서 당하고만 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성을 향한 부당한 차별과 유리천장에 맞서 목소리를 내자, 어떤 사람들은 꼴페미라고 폄하하고, 페미는 정신병이라고 조롱하며 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성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향한 혐오를 모아 갈등을 조장하고 표를 만드는 데 이용한 세력이 있었습니다.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 신당역 젠더 살인사건, 인하대 강간 살인사건. 이 모든 사건들이 이 사회가 여성을 어떤 존재로 취급당했는지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반페미니즘 안정화 시대라는 말이나옵니다.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 페미니즘은 평등을 위한 유일한 길이고, 당신들이 받아온 돌봄을 나누는 정동의 실현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들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눈 앞의 부당함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내칠수록 우리는 더 단단히 뭉칠 거라고. 그리고 결국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찾을 거라고. 이 자리에서 다시 단결을 외칩니다. 우리가 바로 옆의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혐오를 포용으로 이겨냅시다. 선한 윤리로서의 페미니즘을 다 함께 보여줍시다.

 

 

■ 발언문 -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기획단 조혜원

 

5.17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7주기 추모행동 발언문

추모행동 기획단 조혜원 (서울여성회, 서페대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공동추모행동의 기획단으로 활동을 한 서울여성회, 그리고 서울여성회 대학생 페미니스트 연합동아리의 조혜원 이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기억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지난달 세월호참사 9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을 하였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이 ‘공적 애도의 쓸모’였습니다. 우리가 개개인으로 고립되어 생각을 하고 기억하게 되면 그것은 개인적인 아픔과 슬픔에 갇히게 되지만, 우리가 이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기억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이 아니게 되며, 공적인 문제로 의제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역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대학교 4학년인데요, 저 뿐만 아니라 제 주위의 많은 페미니스트 동료들, 그리고 여성들은 스스로를 ‘강남역 세대’라고 생각하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다시는 강남역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우리들의 다짐과 기억이 이어져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오늘, 제가 이 시간에 강남역을 지날 때에는 그저 우연히 포스트잇을 하나 남기던 사람에 불과했고 내가 무언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은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아직도 강남역을 기억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날 제가 보았던 것은 수 많은 여성들의 존재였고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였습니다. 그 존재를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모행동 기획단에 지원했던 이유 또한 ‘이제는 내가 그 자리를 지키고 힘을 주는 선배이자 동료가 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의 존재와 기억의 힘은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힘을 우리가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오늘까지 가능하게 해 주고, 7년동안 기억의 힘을 잃지 않도록 서로를 독려해주고 그 자리를 지켜온 여성들이 있어 사회는 조금씩 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이 우리에게 있어 이러한 기억과 연대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거셌던 ‘퇴행의 시대’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존재하는 한 세상은 변할 것이고, 우리는 이미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곁에서 더 많은 용기를 주며 뚜벅뚜벅 전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구호 외치고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구호 제창)

 

 

■ 발언문 -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청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에서 이번 추모행동에 참여하는 청입니다. 발언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잊지 못합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세월호 침몰 기사 소식을 들었고, 학교 축제날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제가 평소 같은 일상을 영위하는 동안, 도심 한복판에서 사람이 이유없이 살해당했습니다. 한 사람이 그 장소에 있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당일날 한 명의 사람이었던 피해자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어떠한 의사 표명도 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에 어떠한 것도 남기지 못한 가장 초라한 죽음입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를 초라하게 만든 황망하고 통탄스러운 죽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쩌면 저일 수도 있는 그를 생각하며, 그의 입장에서 그를 기억해주기를 호소하며 발언합니다.

 

강남에서 있었던 여성 살해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적 살인이며, 피해자는 당시 어떠한 생명의 무게도 느끼지 못하는 진술들만 내뱉었습니다. 2016년 5월 17일 검거 당일, 가해자는 첫 진술에서 범행 동기가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고 진술했으며 그 화풀이를 피해자에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으며 가해자는 자신의 범행을 조금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살인 의도를 갖고 '화장실에 들어오는 여성을 상대하려 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묻지마 살인인 것은 인정하였으나, ‘여성 혐오에 기반한’ 살인이라는 점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7년 전 경찰의 그러한 입장 표명이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삶과 목숨을 앗아가는데 가담했습니다.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N번방 사건, 우울증갤러리 사건, 파주골 노동자 탄압 등 현재까지도 만연한 여성혐오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사실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 없는 생명의 죽음이 사라질 때까지 저희는 두 눈 뜨고 지켜볼 것이며, 한없이 추모할 것입니다. 동시에 현 정부에게 말합니다. man이 인간을, woman이 여성을 지칭하는 언어로 공유되지 않을 때까지, 여성가족부는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으로서 존재해야 하며, 성범죄에 대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고통의 감각이 무뎌졌다고 지난 밤의 기억, 고통이 놓여져 있는 맥락을 기억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하기 전에 돌아보십시오. 존재하기에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기에 존재하는 것인지. 뼛속 깊이 애도하며,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발언 마치겠습니다.

 

■ 발언문 - 서울여성 페미니즘 대학생 연합동아리 이다경

 

안녕하십니까?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줄여서 서페대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다경입니다. 구호 한번 외치고 발언 시작하겠습니다! 살아남은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바꾼다 바꾼다!(인사/박수)

 

저는 올해로 3번째 강남역 추모집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3년 전 처음 참여했던 날, 많은 언론사에서 취재를 왔었습니다. 같이 집회를 갔던 서울여성회 언니들이 피켓을 들고 앞에서 서있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가 페미니스트라는 게 알려지는 것이 너무 두려웠었습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광장 뒷편에 서서, 저는 그날 많이 울었습니다. 용기를 내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창피했습니다.

 

이 사회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있고, 그게 강남역 살인사건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성차별이 있다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낙인찍히고 배제되는 이 사회에서 저는 혼자라고 느껴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제가 있는 대학이 차별적이고 폭력적이었기 때문에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저는 달라졌습니다. 내가 당장 나서지 못하더라도 먼저 앞서서 목소리 내주는, 함께 분노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언니들과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저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저는 이제 이렇게 앞으로 나와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이전의 저처럼 혼자라고 느끼는 페미니스트가 아직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개인으로는 무력하지만, 연대하고 단결한다면 강합니다. 혼자라면 위축되지만 함께라면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숨어서 울던 제가 이제는 앞에 나와서 발언하듯이요.

 

윤석열 정부가 1년이 되었습니다. 이 정부는 저희에게 엄청난 퇴행의 시대를 안겨주었습니다. 일주일에 몇번씩이나 시위와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함께하고 지치면 잡아주고 쉬게 해주는 페미니스트 동지들이 있으니, 이런 퇴행의 시대에서도 계속 용기낼 수 있습니다. 바꿀 수 없다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는 세상앞에서 바꿔왔고 바뀔 것이다고 말하는 선배 언니들이 있으니 이들과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을 보니 다시 한번 그런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성차별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투쟁을 통해, 모두가 평등한 여성 해방 시대를 만들어냅시다!

 

와주시고 연대하신 모든 분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계속 함께합시다. 세상을 바꾸자 세번 외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세상을 바꾸자! 바꾸자! 바꾸자!!

감사합니다

 

 

■ 발언문 -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팬데믹 후 처음 강남역에 왔습니다. 그새 세상은 바뀌어 공공연히 성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언론은 강남역 사건과 비슷한 사건에 ‘묻지마’폭행, ‘묻지마’살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어느 사례든지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성별을 정확하게 물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상한 일부의 범죄라고 하기엔, 피해자가 운이 없다고 하기엔 그 수가 너무 많습니다. 가끔은 모른체 하고 싶을 정도로 일상화된 폭력 속에서 체념하기도 하고 두려움을 잊기도 합니다. 하지만 7년 전 바로 이곳 강남역 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혐오에 분노하며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던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성평등한 세상에 대한 꿈을 포기한 적 없습니다. 매순간 포기하지 않기로 선택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도 다시 이렇게 한 여성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각자가 일상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더라도, 오늘 이렇게 모여서 비슷한 싸움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싸움은 우리의 삶을 지키는 싸움입니다. 포기하지 맙시다. 그리고 여성의 이름으로, 성평등의 이름으로 연대합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싸움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합시다. 페미니즘당도 묵묵히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모행동 현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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