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온] 카페업계, 다회용컵 혜택 늘린다…소비자 인식 개선 나서

프로젝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업계가 매장에서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일회용품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의식 제고와 함께 오는 12월 시행되는 1회용컵 보증금제에 발을 맞추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20220609] 스타벅스 사진자료2_스타벅스에서 개인컵 이용 주문 올들어 5개월간 1천만건을 넘어섰다.

스타벅스 개인컵 이용 주문이 올들어 5개월간 1000만건을 넘어섰다. ⓒ스타벅스

스타벅스·엔제리너스, 적립·할인 확대

 

일회용컵 퇴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업계 1위 스타벅스다. 모든 지점이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만큼 본사 지침에 따라 현장에서도 다회용컵 사용 권장이 수월한 편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개인컵 사용 시 할인 또는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개인컵 이용 시 300원 할인 혜택을 400원으로 확대했다. 금액 할인 대신 에코별 적립을 선택하면 에코별 누적 10개 적립 시마다 다음날 이벤트 별 5개를 추가로 제공해 별 적립에 따른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2018년부터는 매월 10일을 일(1)회용컵 없는(0) 날로 정해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 사용을 권장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올해부턴 캠페인에 동참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개인컵 사용이 많은 상위 고객 대상으로 특별한 감사 선물도 전달 중이다. 

소비자 참여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개인컵 혜택 관련 시스템 집계가 시작된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개인컵 이용 건수는 누적 9765만 건에 달한다. 누적된 혜택 건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약 513억 원이다. 개인컵 사용 혜택이 확대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컵 주문 건수는 1140만 건으로 전년도 동기간 대비 34% 증가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젤리너스는 오는 23일까지 일회용컵 사용 축소·다회용컵 사용 독려를 위한 고객 동참형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개인 텀블러 또는 다회용컵을 가지고 매장을 방문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50% 할인한 금액인 2250원에 구매 가능하다.

엔제리너스는 최근 플라스틱컵, 일회용컵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들과 함께 다회용컵 사용 확대를 실천하기 위해 이번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료 주문 시 개인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사용 문화를 더 많이 확산하고자 이번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며 “플라스틱 감소,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현재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폴바셋 등도 개인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배경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한몫

이처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가 다회용컵 독려에 발 벗고 나선 데는 5개월 뒤 실시되는 1회용컵 보증금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제도는 당초 6월부터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현장 반발로 무산돼 유예된 상태다.

이에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가 앞장 서 일회용컵 퇴출 분위기를 조성하고, 소비자 인식 개선에 나설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선 직원들과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 모두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놓고 현장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고 호소해온 바 있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1회용 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시 보증금 300원을 내고 추후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1회용 컵 회수율을 높여 재활용률을 높이고 나아가 1회용 컵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지만, 각종 비용·인력 부담이 현실적 문제로 떠올랐다.


환경단체 컵가디언즈와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지난 10일 오후 스타벅스 더종로R점 앞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를 '제대로' 시행하라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가맹점주 반발은 여전…"부담 전가 안돼"

업계 반발로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은 일단 유예됐지만, 가맹점주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환경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고서는 논란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들 사이에선 1회용컵 보증금제의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들이 질 수밖에 없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보증금 제도에 사용되는 아이스 컵, 바코드 스티커 등을 점주가 구매해야 하며 회수된 플라스틱 컵 보관과 관리까지 책임져야 해서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환경부와 본사가 책임을 나눠 함께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환경단체 컵가디언즈와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지난 10일 오후 스타벅스 더종로R점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국카페사장협동조합 고장수 이사장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불합리한 구조가 개선된다면 저희는 지금 당장이라도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불합리한 구조는 환경부와 프랜차이즈 본사 양측 간의 협의로만 만들어졌으며,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가맹점주들은 철저히 배제당한 채 마른하늘의 날벼락을 맞았다”고 말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카페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돈을 많이 번 건 프랜차이즈 본사”라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1회용컵 폐기물에 대해서 환경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큰 진통을 겪고 있다”면서 “환경부는 카페 사장님에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지 말고, 본사와 소비자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이들 단체는 환경부에 △차질 없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한 로드맵 발표 △9월 1일부터 3개월간 프랜차이즈 본사 직영점에서 제도 시범 시행 △환경부-본사-점주-활동가가 참여하는 논의 기구 운영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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