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오늘을 생각한다] “한유총 파이팅!”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줄여서 한유총, 20대 대선결과에 따른 명백한 수혜 집단이다. 지난 1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정경희 의원이 주최하고 한유총이 후원한 ‘신바람 나는 유아교육 환경(조성) 토론회’가 열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립유치원이 터무니없는 공격을 당할 때 (한유총을) 해산하려는 무모한 세력에 맞서 같이 일했기 때문에 동지의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한두분의 일탈을 갖고 전체를 매도하는 걸 보고 얼마나 화가 나는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가관리 온라인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에 대해서도 “지원은 요것밖에 안 해주는데 (회계를) 전부 다 들여다보겠다고 그런 거 맞지요?”라며 열화 같은 호응을 이끌더니 “한유총 파이팅!”을 외치기까지 했다. 같은 당 조해진 의원은 한술 더 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여러분의) 땀과 눈물이 탐스러운 열매가 돼 돌아올 것”이라고 덕담 같은 망언을 했다. 국민의힘 정권은 사립유치원 원장들에게 대체 얼마나 탐스러운 과실을 줄 작정인지, 정말이지 뒷골이 당긴다.
 

 

 

2013년 박근혜 정권 초기 사립유치원에도 누리과정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한유총 로비에 의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19대 국회(2012~2016) 당시 한유총 부회장이자 부산유치원연합회 회장 출신인 현영희 의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니 그때 한유총의 로비력이 막강하긴 했다. 여하튼 국고를 투입하자 자연스럽게 사립유치원 회계감사가 뒤따랐다. 1897년 한국 최초의 사립유치원 설립 후 110여년 만에 들여다본 사립유치원들의 회계장부가 기상천외했던 까닭이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두고 사람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유치원 3법을 만들어낸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박근혜 정권이 막을 내리기 직전인 2017년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비리유치원 사태의 발단이었다. 추진단은 2016년 10월부터 전국의 초대형·기업형 유치원과 어린이집 100여곳을 특별히 선정해 회계감사 등을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비리유치원 명단을 입수해 공개했지만, 그 비리 적발은 박근혜 정권이 했다. 추진단이 발표한 ‘사립유치원 개선방안’을 보면 ▲사립유치원은 교직원 인사(나이스)·회계(에듀파인) 시스템 부재로 수기 관리 ▲시범운영 중인 입학관리시스템(처음 학교로) 참여율 저조로 입학 폐해(대기자 명단 조작·특정인 우선 입학 등) 잔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에듀파인 등 투명한 공적 시스템 적용을 처음 언급하고 있다. 에듀파인은 2010년 이명박 정권 때 개발해 국공립은 물론 사립초·중·고도 사용하는 회계시스템으로 사립유치원만 예외로 두는 건 노골적인 특혜다. 어렵게 진일보한 유아교육의 공공성이 다음 정부에서 훼손되고 후퇴하지 않도록 ‘나쁜 엄마들’은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 늘 그랬듯이….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국장·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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