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 창]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

프로젝트

 

암수범죄(暗數犯罪). 사건이 일어났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아 공식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범죄를 말한다. 아동학대가 그렇다. 대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다보니, 학대 사실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앞두고,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부검을 시도한다. 전문가와 함께 최근 2년 동안 전국 법원의 1심 형사 판결문 천4백여 건을 전수 분석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책임을 묻는다.

 또, 아동학대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를 진단하고,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정치하는엄마들 함께 했습니다

 


🎥KBS 시사기획 창 방송보기
https://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5388304

 

👩🏽‍⚖️뉴스 페이지 : 판결문 1406건의 아동학대 기록
https://news.kbs.co.kr/special/childabuse/index.html

 

■ 공포의 무용학원…“죽더라도, 은폐하면 아무도 몰랐다”

무용수를 꿈꿨던 10대 소녀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낯빛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무용학원 원장 A씨가 학대를 일삼아서다. 구타는 예삿일, 망치로 머리를 때리거나 동물 분변 등을 강제로 먹이는 가학·변태적 학대도 이뤄졌다.
아무도 몰랐다. 이웃도, 학교도 심지어 가족도 학대를 의심하지 않았다.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고, 한 아이가 물고문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원장의 은폐로 범행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과 경찰 수사마저 피했다. 학대로 인한 한 아이의 죽음은 사인 불명의 변사 사건으로 끝났다.

■ 포착되지 않은 울음…“16개월 영아, 뼈만 앙상히 남아”

병원에서 생후 16개월 된 여자 아이가 숨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20대 아이 엄마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병원 관계자에게 말했다.
하지만 아이 몸 상태가 이상했다. 외상은 없었지만,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말라 있었다. 의사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수사 결과, 홀로 아이를 키우던 엄마가 오랜 기간 방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야간에 일을 나가면서 물도 음식도 주지 않았다.
아이는 말라가는 몸으로 서러운 울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엄마의 지인도, 주변 이웃들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 판결문 분석해보니…‘암수성’ ‘핑계’ 그리고, ‘구조 신호’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아동학대와 관련한 최근 2년 동안 전국 법원 1심 형사 판결문 천4백여 건을 입수해 피해 아동 2,367명과 가해자 1,406명에 대한 기록을 분석했다. 3가지 키워드가 결과로 나왔다.

첫째는 ‘암수성’이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대부분 가족이나 학교 교사 등 보호자였다. 범행 장소는 주거지가 유독 많았다. 아이가 다치거나 숨지는 등 피해가 클수록 주거지에서 벌어졌다. 아동학대는 외부에서 범행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둘째는 ‘핑계’다. 판결문 속 가해자들은 학대 이유 1,152가지를 댔다. 10명 가운데 8명이 아이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을 이유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학대하는 보호자들의 핑계나 변명이라고 지적한다.
마지막은 ‘구조 신호’다. 중상해와 사망 등 피해 정도가 심각한 중대 사건 55건을 따로 분석한 결과, 가해자 학대 전력이나 피해 아동의 오래된 상처 등 의심 징후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구조신호를 발견하기 위해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해외는 어떻게?…“비극에서 아픈 교훈 먼저 얻어야”

아동학대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대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선진국도 해결 못 한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이들이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비극이 벌어진 다음이다. 미국은 아동학대의 비극에서 교훈을 얻고 또 다른 학대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2013년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상하원 의원과 교수, 판사 등 12명을 선임해 백악관 직속 아동학대 진상조사 위원회를 꾸렸다. 이른바 ‘아동학대 사망근절위원회(CECANF)’다. 그동안 숱한 대책을 내놓고도 아동학대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반성이자, 기존 아동학대 대응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려는 시도였다.
제작진은 당시 조사위원을 만나, 우리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 계류되어 있는 '아동학대 진상조사 특별법'이 발의된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국회가 법안 심사를 차일피일 미류는 동안 진상조사해야할 아동학대 사건들이 쌓여가는 비극적인 현실입니다. 국회는 2월 안에 속히 아동학대진상조사특별법 통과로 죽음에서 배울 의무를 저버리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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