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너무 늦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합의, 영구적인 휴전과 불법 점령 종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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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하며,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각) 휴전이 발효되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일부 구역에서 철수했고, 13일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인질 1,718명, 장기·무기수 250명에 대한 교환 석방이 이루어졌다. 2년 간 이어졌던 폭격은 잠시 멈추고, 피란을 떠나야 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극심한 기근에 시달렸던 가자지구에 구호품 반입 등 인도적 지원도 이루어진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집단학살 2년 동안 가자지구 주민 6만 7천 명 이상이 살해당하고, 기근으로 460명이 사망한 후 이뤄진 너무 늦은 휴전이다.

 

2.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합의되지 않은 쟁점이 산적해 있다. 그동안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휴전 합의를 파기하고, 중재국인 카타르마저 공습하며 하마스 협상단을 표적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지금의 휴전은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롭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를 존중해야 하며, 일시적인 휴전은 반드시 영구적인 휴전과 불법 점령 종식으로 이어져야 한다.

 

3. 무엇보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가자지구 전역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난 2년 간 동안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와 체계적인 구호품 반입 금지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최악으로, 대다수의 가자지구 주민들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 체계는 완전히 붕괴되고, 의료장비와 필수적인 의약품도 부족한 상황이다. 주거시설과 학교 등 가자지구 건물의 90%가 손상되거나 파괴되어 다가오는 겨울을 버틸 수 있는 적절한 거처도 절실하다. 긴급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폭격이 없어도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유엔 주도의 인도적 지원 체계가 복원되어야 하며, 가자지구 재건에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18년간 이어져 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불법 봉쇄는 즉시 해제되어야 한다.

 

4.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1단계 합의로 ‘옐로라인’까지 철군했지만, 여전히 가자지구의 58%를 통제하고 있다. ‘평화구상‘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가 이뤄지고, 3단계에서 가자 경계선을 따라 완충지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은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967년 이래 지속되어온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 불법 점령군의 완전한 철수와 불법 정착촌 철거가 근본적인 해법이다. 더불어 여전히 재판이나 기소 없이 이스라엘 감옥에 구금되어 있는 1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이 이뤄져야 한다.

 

5.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은 국제법상 보장된 권리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평화구상’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개발업자들이 가자를 통제하도록 허용하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주범인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가 가자지구 재건과 임시 통치 기구의 새 지도부를 맡도록 하고 있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가자의 재건과 통치가 미국이나 영국 등 외부 세력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결정해야 한다. 자결권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평화구상’ 이행 단계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참여와 주도적 역할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이스라엘의 점령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마스 무장해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다. 협상은 팔레스타인의 주권과 국제법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6. 우리는 가자에서의 휴전 이행을 주시하고, 지금의 휴전이 영구적 휴전으로 이어질 때까지, 불법점령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이 온전히 보장될 때까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며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끝.

 

2025년 10월 14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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