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세계인권선언 75주년 존엄 자유 평등 연대 <평등세상 앞당기는 인권궐기대회>

12월 9일 보신각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5주년 존엄 자유 평등 연대 <평등세상 앞당기는 인권궐기대회>에 정치하는엄마들 함께 했습니다.

 

2023년 다시 쓰는 세계인권선언 전문

이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의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는 모든 이의 존엄과 양보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인권에 대한 무시와 경멸은 세계대전과 같은 인간 존엄의 말살이라는 만행을 초래했다. 그에 대한 전지구적인 반성으로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되었으나 75년이 흐른 오늘, 세계에는 여전히 인간 존엄에 대한 무시와 경멸, 나아가 혐오와 차별이 횡행하다. 

인간의 존엄이라는 가치마저 부정되고 붕괴되고 있다. 세계는 다시 전쟁으로 신음하고 있고 전쟁을 거부하고 도망친 이들을 냉대한다. 전쟁에 앞장서는 국가, 전쟁을 부추기는 국가가 있는가하면 국가의 무능으로 시민들이 죽어간 것에 대해 사과도 반성도 않는 국가도 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판데믹이라는 전지구적인 위기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한 각종 재난참사가 생명과 안전이라는 인간 존엄의 근본 가치를 흔들고 있지만, 책임져야 할 이들의 외면 속에 애도와 추모, 기억할 권리가 부정당하고 있다. 

우리는 모이고 말할 집회시위의 자유, 언론의 독립성을, 문화와 예술을 자유롭게 구현하고 누구나 그것을 향유할 자유를, 자유, 존엄, 평등이 실현되는 사회를 보장받을 권리를 인권의 기본원칙으로 선언하였지만 여전히 그 어떤 자유와 권리도 완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불평등에서 기인하는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며 세상은 평등과 멀어지고 있다. 구조적인 차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과 난민, 어린이 청소년 등을 향한 혐오로 세를 키우는 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75년전 우리는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이 무엇인지 합의하였으나 그 가치가 실현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이 있음을, 이들의 연대와 연결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평등세상을 앞당기는 공동의 기준으로서 세계인권선언의 가치가 실현되는, 평등한 토대위에서 존엄한 시민들의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을 향한 연대와 투쟁을 다짐한다.

 


 

2023년 인권궐기대회 추도사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두고 모두를 위한 자유 평등 정의를 이야기하지만, 존엄과 평등, 자유와 연대를 실현하려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훼손과 상실의 고통이 끊이질 않습니다. 우리 곁을 떠나버린, 세상에 다시 없을 수많은 이들의 삶과 상실을 안고 살아가게 된 이들을 떠올리며 기억과 애도의 마음을 새겨봅니다.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은 아직도 멀어 보이지만, 이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부단히 싸우고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2023년은 유난히도 대답 없는 질문이 쏟아진 해입니다. 고통과 상실의 까닭과 책임을 묻는 사람들이 여전히 삶의 터전과 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재난과 참사가 일상이 된 지금, 인간다운 삶의 자리가 불평등의 이름으로 밀려나고 떠다니는 여기에서 영원히 작별하게 된 이들과 살아남은 이의 고통을 안게 된 이들의 목소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이들을 가만히 불러봅니다.

평온한 일상 한가운데서 재난과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가 되어버린 우리의 동료시민들이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로 사라져 버린 159개의 세계. 생의 마지막 순간과 그 이후에도 당신의 존엄을 지켜주지 못한 비통함을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믿는 마음만으로 대신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로 멈춰버린 304명의 삶을 기억합니다. 이 사회에 존엄과 안전사회라는 과제를 분명하게 새겨준 당신들. 10주기가 다가오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으로 나아가지 못한 우리들의 몫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 대확산의 시기를 지나오며 안타깝게 운명하게 된 3만 7천여 명의 소중한 사람들. 불확실과 낙인의 공포에 눌려 당신들을 잃게 된 불평등과 불안정의 까닭도 묻지 못하고 상실의 슬픔조차 나누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어야 할 일터에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윤에 따라 안전을 저울질하는 일터에서 전가하는 위험으로, 존엄과 평등을 앗아간 모멸과 차별로, 이에 맞선 싸움의 한가운데서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던 당신이 우리에게 준 다른 사회, 다른 삶에 대한 물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회피와 조장 속에 증폭되는 차별과 혐오가 앗아간 이들이 있습니다. 일상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 보편적 권리를 유보하는 이주민 차별, 장애인 시설과 같은 격리와 배제, 성소수자들을 향한 혐오와 낙인으로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합니다. 끊이지 않는 희생을 멈추기 위해서는 차별의 구조를 바꾸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늦었으나, 더 늦기 전에 당신을 놓치는 순간마다 우리가 인간의 존엄과 평등 그리고 자유를 지킬 수 없었음을 성찰하며 진실을 구하려 합니다.

다시는 당신을 잃는 일이 없기를, 다시 일어난다 하더라도 좀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와 국가에게 당신을 상실한 까닭을 끊임없이 묻고 기록하고 기억하려 합니다. 이것이 국가 그리고 사회공동체의 책무임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당신의 잃은 슬픔을 안고 나서는 애도투쟁,

우리를 인간다운 삶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오늘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2023년 12월 9일 

 

공동주최│차별금지법제정연대 X 15개 지역 차별금지법 제정 네트워크 (강원·경기·부천·인천·대전·충북·충남·광주·전남·전북·대구경북·울산·부산·경남·제주)
지원│인권재단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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