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KBS 개그콘서트 부활에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건?

프로젝트
 
|  2020년 6월 마지막 방송 이후 약 3년 만에
|  정치하는엄마들 “차별시선 드러내…누구도 상처 받지 않는 웃음 기대”

 

KBS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개그콘서트(개콘)가 오는 12일 방송을 앞둔 가운데 한 시민단체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웃음을 선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개콘이 과거 사회적 소수자들을 차별하고 누군가를 조롱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요청이다.

지난 2일 KBS 별관에서 개콘 공개 녹화가 진행됐다. 1999년 9월4일 첫 방송을 시작해 2020년 6월26일 1050회를 끝으로 약 3년간 중단됐다가 오는 12일 재개한다.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은 지난 2일 제작발표에서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견뎌준 제작진에게 고맙다”며 “예전의 개콘을 부활시켜 건강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김상미 CP는 관객들 앞에서 “개콘에 출연하는 13명의 신인들이 처음으로 카메라를 보게 됐는데 실수하더라도 너그럽게 봐달라”며 “언젠가 박나래가 되고 장도연이 될 것”이라고 했다.

 

▲ 개그콘서트. 사진=KBS 누리집

▲ 개그콘서트. 사진=KBS 누리집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달 개콘 제작진에게 공문을 보내고 지난 1일 개콘 시청자소감 게시판에 과거 개콘에서 벌어진 차별 논란을 지적하며 앞으로 인권 감수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개콘 관련 기사를 제작진에게 보냈다. 한국일보의 지난해 11월20일자 <“개그콘서트 보면서 우신 적 있나요, 기자님?”>을 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과 둘이 사는 최지연씨가 인터뷰에서 “개그콘서트 보면서 운 적 있나요”라고 기자에게 묻는 내용이 나온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바보 모지리’처럼 나오는 사람이 있을 때 사람들은 웃지만 자신은 눈물이 난다는 이야기로 TV를 보면서 우울하거나 상처 받는 경우가 있다는 인터뷰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8년 5월 <혐오개그 앞장 서는 개그콘서트…우리는 옛 ‘개콘’이 그립다>란 기사에서 “참신하고 색다른 개그 소재는 찾아볼 수 없고 그 자리를 외모 비하와 뜬금없는 폭력, 더럽고 가학적인 소재, 시대 흐름에 뒤처진 유머가 대신하고 있다”며 “그 코미디가 웃기지도 않을 뿐더러 잘못된 인식을 강화한다면, 그리고 그걸 만들고 퍼뜨리는 데 수신료가 들어가고 공공재가 사용된다면, ‘코미디일 뿐’이라는 말만큼 무책임한 얘기가 없다”고 보도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해 언론노조의 시민미디어랩 공모를 통해 ‘차별과 혐오는 웃음거리가 아니다’란 이름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차별·혐오가 얼마나 있는지 모니터링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현실의 모습을 재현하고 시청자의 공감과 반응을 중요시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해 차별적 시선을 드러내거나 웃음으로 소비하는 모습들은 꾸준히 지적받아 왔다”며 “과거의 개그콘서트 또한 그 지적에서 멀리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 개승자 유튜브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 갈무리

▲ 개승자 유튜브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 갈무리

 

이 단체는 “약 3년 반 만에 돌아오는 새로운 개그콘서트2는 혐오와 차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웃음과 재미를 선보이기를 기대한다”며 “예능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장애, 성소수자, 성차별, 연령차별 등 사례에 대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었던 ‘차별과 혐오는 웃음거리가 아니다.-TV예능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내용을 첨부해 보낼 테니 개그콘서트2 제작 시 참고해달라”고 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당시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린이 등 미성년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주린이’(주식 초보), ‘중2병’ 등 연령 차별 표현, 재미를 위해 출연자들을 ‘또라이’, ‘바보’로 부르며 희화하하는 모습, 다양한 성차별 발언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누군가를 특정해 비하할 의도로 사용한 것이 아닐지라도 대상 집단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나 차별적 인식이 있으면 모두 혐오 표현”이라며 “제작진은 사회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주 웃음거리로 소비되고, 소수자에 대한 비하나 차별이 일상화하는데 방송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KBS의 ‘방송제작가이드라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내 혐오와 차별 항목에 관해 교육을 실시하고 내용을 숙지해 가이드라인 준수와 개선된 인권감수성을 보여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미디어오늘 | 장슬기 기자] 기사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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