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스쿨미투 5년…❝처분결과·학교명 여전히 모른다❞

프로젝트

 

[EBS 뉴스]

 

학교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 운동, 기억하실 겁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100여 개 학교에서 관련 제보가 쏟아졌죠.

교육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가해자 징계를 했는데, 정작 피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조치 상황을 몰랐습니다.

그 사이, 가해 교사들이 교단에 돌아오는 일도 있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2018년 서울 용화여고에서 시작된

학내 성폭력 고발, '스쿨미투'

 

스쿨미투 포착 학교만 100여 곳

징계 여부는 확인 못 해

 

"스쿨미투 처리 현황 알고 싶다"

학부모들 소송 제기

 

법정다툼 3년 만에

"처분·학교명 공개하라" 판결

 

그럼에도 공개하지 않는 교육청, 6곳

 

다시 법정 앞에 선 학부모들

"스쿨미투 처분 결과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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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정치하는 엄마들의 남궁수진 활동가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남궁수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지난 2018년 성폭력 가해자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크게 일었죠.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상황 먼저 설명 부탁드립니다.

 

[남궁수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학교 성폭력 고발 운동, 일명 "스쿨미투"는 2018년 2월부터 SNS로 공론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서울 노원구의 용화여고인데요.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자체적으로 '성폭력 실태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교사로부터 성적 학대를 경험한 증언을 모으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먼저 움직인 졸업생들에게 응답하기 위해서 당시 용화여고 재학생들이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이기 시작했구요.

해시태그 with you me too 이렇게 크게 붙인 포스트잇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스쿨미투 운동을 크게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트위터 등 SNS로 전국의 학교 성폭력이 고발되었습니다.

고발 내용은 보는 것만으로 굉장히 치욕스러운 발언들 그리고 신체적인 폭력의 내용이었고요.

이런 끔찍한 내용들을 당시 학생들은 정말 큰 용기를 내어서 증언을 했습니다.

이후 지역사회의 지지 성명, 학생들의 집회가 이어졌고요.

기념적인 일이라고 할까요.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이 UN아동권리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했고요.

시민들이 모은 기금으로 UN에 가서 직접 스쿨미투에 대해 발언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 당국이 조사와 처벌을 하는 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시민단체가 직접 서울시 교육청을 대상으로 소송을 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남궁수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 운동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학교 성폭력 문제가 일부 교사들의 아주 예외적이고 어떤 일탈적인 범죄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만연한 시스템적인 문제라는 것을 저희가 인지하게 된 거죠.

 

아동 청소년들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곳은 학교인데 학교가 반대로 위험한 곳이었고 더 나아가서 이 위험과 피해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학교 단위가 아닌 교육 당국의 정보 관리들을 포함한 전체적인 시스템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요.

 

또한 어떤 학교에서 어떻게 성폭력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사후 조처는 어땠는지를 알아야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새로운 폭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정치하는 엄마들은 2019년 3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스쿨미투 처리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요.

정보공개 요구 사항은 스쿨미투 발생 학교명, 가해자 피해자 분리 여부, 가해교사를 직위 해제했는지 여부, 징계 여부 그리고 피해자 사과했는지, 학교 측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등 최소한의 정보 6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전시교육청 한 곳을 제외하고 15개 시도교육청이 모두 비공개로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2019년 5월 스쿨미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3년의 소송 끝에 법원이 서울시교육청에 스쿨미투 학교명과 가해자의 징계 상황을 공개하라고 했죠.

이 판결이 어떤 의미인지, 학교명과 가해자 처분 상황을 공개하는 게 왜 중요한지도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남궁수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과거에 서울시를 비롯해서 현재까지 학교명을 비공개하는 각 시도 교육청이 학교명을 알려주지 않겠다고 하는 이유나 근거 법령이 거의 동일합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해자의 개인 정보를 위해서다 등등인데요.

 

2022년 4월 29일 서울행정법원은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여성폭력방지기본법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학교명 공개가 가해자나 피해자의 신원노출 등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정보가 공개되어야 피해자, 가해자 분리조치가 제대로 취해졌는지도 확인하게 되고 성폭력 사건의 후속 조치에 대해 시민사회가 감시할 수 있기에 정보공개의 공익적 필요가 분명히 있다 라고 판시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 판결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제가 지금 읽어드리는 것은 실제 학생의 증언에 기반한 것입니다.

 

"SNS에 학교의 성폭력을 고발했습니다. 후배들은 나처럼 당하지 않도록 용기를 끌어 모았습니다. 그러자 학교와 선생님과 주변 친구들이 저에게 손가락질을 합니다. 학교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요. '스쿨미투 사건처리 현황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학교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또다시 비난을 듣습니다. 거짓말로 학교를 고발한 아이라고.."

 

학교명을 가리면 스쿨미투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한 2차 가해나 다름없으며 학교 성폭력에 대한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이 불가하고요. 

정확한 피해 사실과 징계 수위를 알 수 없어서 징계 수준에 대한 혼란을 줄 수 있고 그러기에 학교 성폭력 근절을 요원하게 만듭니다.

지금이라도 6개 시도교육청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학교명을 반드시 공개하기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전국적으로 피해 고발이 이어졌는데 아직도 학교 이름과 처분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교육청도 있다고요?

 

[남궁수진 활동가 / 정치하는엄마들]

정치하는 엄마들은 작년 4월 승소 이후에 다시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요.

현재 11개 시도 교육청이 학교명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경남, 대구, 대전, 전남, 충북 등 6개 시도교육청이 여전히 학교명을 비공개 중입니다.

 

지난 2022년 10월 4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은 학교명이 포함된 학교 성폭력 사전 자료를 제출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습니다.

교육부 또한 본청이 수집한 정보가 아니라고 하면서 학교명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저희는 어제 2023년 3월 9일자로 경기도교육청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경기도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경기도 교육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 수와 교원 수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청이기 때문입니다.

 

학생 수가 거의 서울의 1.5배에 달하는데요.

같은 기간 학교 성폭력 발생 수가 서울은 221건입니다.

그런데 서울보다 훨씬 학생 수가 많은 경기도는 신고 건수가 34건밖에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경기도 학생 수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학생 수를 가진 광주는 신고 건수가 49건이나 되는데 말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이 숫자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신고가 어려운 구조이거나 신고했으나 유야무야 넘어가면서 기록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학교 성폭력 사건 관리가 부실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의 수준도 너무 빈약해서 저희는 경악을 했는데요.

경기도 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는 양육자로서 저도 화가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소송 제기에서 경기도 교육청이 제발 학교 성폭력을 제대로 관리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담겨 있고요.

또한 이번 소송에서 다시 승소한다면 더 이상 다른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고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학교 이름을 조속히 공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 당국이 하루빨리 처분 결과를 공개해서 우리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금창호 기자[email protected] / E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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