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뉴스] 세종·제주 점주들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후 매출 30~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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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일회용컵 보증금제 불편 느껴…해당 매장 회피"
'준비 미흡' 지적 잇따라…"폭넓고 충분한 보상 뒤따라야"

 

지난달 2일부터 세종시와 제주도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범 시행됐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에서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판매할 경우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별도로 받고, 소비자가 다 마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반환해주는 제도다. 일회용컵을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도다. 

하지만 준비 미흡으로 제도를 도입한 카페들의 매출만 급감시켰을 뿐,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는 관련 인사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 5일 국회에서 열린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범사업 개시, 무엇이 문제인가' 간담회 현장. [김지우 기자]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운영 중인 매장은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해 매출이 30~40% 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불편을 느낀 탓에 해당 매장을 피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회용컵 보증금을 따로 낸 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컵을 깨끗이 씻어 매장을 재방문해야 하니 불편함에 회피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이금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맘카페에서 보증금제 시행 안하는 매장이 어디냐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점주들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이사장은 "제도를 시행 중인 점포에 폭넓고 충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일회용컵 보증금제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은 빠져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책임과 역할을 묻지 않고는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하나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는 "환경부가 세종, 제주 점주들의 고충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도 적용 대상이 된 점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개인 카페로까지 대상 범위가 늘어나야 소비자들도 일회용컵을 교차반납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세종·제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가 한 매장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을 낸 뒤 다른 매장에 그 컵을 가져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순 있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 중인 매장이어야 한다. 개인 카페 등 제도에서 제외된 매장에서는 불가능하다. 

제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오정훈 씨는 "플라스틱 줄여야 하는 점엔 공감한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매장이 제도 운영을 위한 부담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환경부는 일단 지자체가 조례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이르면 다음 주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대상 확대는 제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또 보증금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일회용컵을 반납하는 소비자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포인트를 200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날지는 의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매장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므로 해당 매장만 매출 감소 불이익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김지우 기자 [email protected]

 


📰 기사 전문
https://www.upinews.kr/newsView/upi20230105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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