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10년 미만' 문턱에 막혀…경단녀 울린 지원 제도

 

 

 

대학병원에서 17년간 간호사로 일한 뒤 해외 이주와 육아로 12년째 경력이 단절된 50대 A 씨. 아이들을 다 키우고, 이제 다시 일하고 싶어 A 씨는 지난 2월 구청에서 채용하는 보건소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간호사로 지원했습니다. 정부가 2013년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위해 만든 제도라, 자신의 경력과 간호사 면허증으로 제2의 인생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A 씨/경력 단절 여성 : 제가 간호사로 일을 할 때 성취감하고 보람이 있었어요. 제 직업에서만큼은 누군가를 위해서 도와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류 심사를 통과하고 최종 면접까지 본 A 씨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은 퇴직 후 10년이 경과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A 씨는 지원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A 씨/경력 단절 여성 : 일을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재취업의 문이 굉장히 높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년 기준 전체 경력 단절 여성은 144만 8천 명입니다. 이들 중 10년 이상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40.1%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지원 자격조차 없게 한 것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0년 기준이 산출된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며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10년도 넓게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육아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고,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다는 제도의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박민아/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 (아이를 키우면서) 1년 가다가 보면 결국에는 10년이 훌쩍 지나기도 하고 이렇게 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이렇게 10년 제한이라고 두는 것 자체가 굉장히 차별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지원 자격에 명시된 경력 단절 기간 제한이 실질적인 장애물이 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 : 박예린, 영상취재 : 강동철, 최대웅, 편집 : 최혜영, CG : 조수인, 제작 : D콘텐츠기획부)
 


[SBS/기자 박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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