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장하나활동가] “5년간 요동친 제2공항, 제주도민 갈등 있었지만 교훈도 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④성산 제2공항과 정석비행장 민심은? / 장하나-김동현 대담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특별기획으로 [여론조사 다시 읽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내년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선·지방선거·교육감선거·지역현안(제2공항, 도의원 정수 증원)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패널들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야별로 톺아보고 재해석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텍스트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글]
[토론 텍스트 싣는 순서]

① 차기 대통령 선호도, 대통령 선거결과 기대, 정당지지도 
② 차기 도지사 후보 선호도, 도지사 선거결과 기대
③ 차기 교육감 후보 선호도, 교육정책 평가 
④ 제주 (성산)제2공항과 정석비행장
⑤ 원희룡 도정 7년 평가와 도의원 정수 증원

■ 사회 :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정치하는 엄마들 사무국장
■ 출연 : 김동현 시사평론가
■ 기획 : 김봉현 편집국장 
■ 연출·편집 : 문준영 뉴미디어콘텐츠팀 기자
■ 촬영 : 오영훈·김제남·한재근 PD


▷장하나 요지

“성산 ‘제2공항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0.9%, ‘보완해서 재추진해야 한다’가 44.5%로 나왔다. 모름이나 응답거절은 4.7%다. 성별 간 격차도 눈에 띈다. 남성은 백지화 40%, 재추진 55.9%, 여성은 백지화 61.7%, 재추진 33.2%로 나왔다. 제주여성들이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강력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세대 중에는 20대가 53.8%로 재추진 의견이 월등히 앞섰다.”

“연령이나 지지정당, 지지성향 등 이유가 있겠지만 성별이 이렇게 나뉘긴 쉽지 않은데 제2공항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다. 여성도 먹고 사는 문제는 똑같은데 환경문제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이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가, 환경 요소를 고려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강정 해군기지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제2공항 갈등이 이어지면서 도민들은 힘들다. 을(乙)들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는데 왜 우리끼리 싸워야 하나. 정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특정 정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변화가 없다. 국토부는 그렇다 쳐도 제가 놀란 것은 지역 국회의원들이다. 도민 뜻을 국회나 정부에 전달해야 할 분들이 정석비행장을 새롭게 꺼냈다. 그러나 도민 여론은 단호하다.”

“보통 지역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도 보지만, 정부는 지역 국회의원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청와대가 지역여론을 그렇다고생각한다. 하지만 제주의 제2공항 민심과 지역 의견은 국회의원들을 통해 전달이 잘 안되는 것 같다.”

 


▷김동현 요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제2공항 반대의견이 월등히 우세한 이유를 단언하긴 힘들다. 다만 비자림로 조사에서도 여성들의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환경 이슈에서 여성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추세를 볼 수 있다.”

“30대~60대 이상은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백지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런데 20대에서 재추진 53.8%로 나타난다는 것은 지금 그들이 겪는 현실들, 취업이라는 경제적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20대는 탈제주 러쉬를 이루는 상황이기도 하다. 제주지역에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다는 말이다. 경제개발 이슈가 취업을 목전에 둔, 20대에게 새로운 기대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제주 성산 제2공항 여론은 5년간 요동쳤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안에 대한 지속적 학습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것이기도 하다. 찬성하시는 분들이 반발할 수도 있고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지역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간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도민과 지역사회에 주는 교훈이 크다.”

“ 정석비행장 활용데 대한 높은 반대 의견은 제2공항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과 성산 입지만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 둘이 합쳐져 과반인 거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높다는 측면에서 60% 이상이 백지화 의견을 택했다는 것이다. 제주지역 현안 이슈에 대한 시사적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을수록 반대하고 있다. 정석비행장 대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다는 것은 도민들도 정치인이나 관료들 못지않게 삶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학습한 결과다. 그간 많은 자료가 공유되면서 이해도가 높아졌다.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것이다.”

“토건세력과 관료들 입장은 확고하다. 다만 정부가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전달받는 창구는 지역 국회의원이다. 근데 지금까지는 지역 여론의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이야기할 때 지역 여론과 다른 이야기들을 합니다. 알겠지만,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제주에 와서 제2공항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용진 경선 후보는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그건 뭐냐면 제2공항 지역 여론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면 청와대나 중앙정부가 인식하는 여론은 실제 제주의 여론과 다르다는 거다. 그 책임은 지역 국회의원에 있다.”

 


 

 

* 아래의 토론 요지 텍스트는 실제 토론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제주의소리 제리뉴스 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하나 = 제주의소리가 지난 8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여론조사 다시읽기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생각하는 제주 성산 제2공항 문제와 원희룡 도정 7년 평가, 도의원 정수 증원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민심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함께 말씀 나눠주실 김동현 시사평론가님 자리해주셨습니다. 

▷김동현 = 안녕하세요. 시사평론가 김동현입니다.

▷장하나 = 구면인 듯 초면입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김동현 평론가님의 활약상과 제주현안에 대한 깊이있는 말씀을 듣다 직접 만나니 반갑습니다. 오늘은 개인 의견을 말하기보다 여론조사, 도민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또 숫자가 말해주는 의미들을 청해 듣겠습니다. 일단 제2공항을 보죠. ‘제2공항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0.9%, ‘보완해서 재추진해야 한다’가 44.5%로 나왔어요. 모름이나 응답거절은 4.7%입니다. 또 성별 간 격차가 눈에 띄는데요. 남성은 백지화 40%, 재추진 55.9%, 여성은 백지화 61.7%, 재추진 33.2%로 나왔어요. 제주여성들이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동현 = 결과를 보고 놀랐습니다. 성별로 이렇게 차이가 난 것은 드물죠. 

▷장하나 = 여성은 찬성보다 반대가 두 배 이상 나왔어요.

▷김동현 = 그동안 제2공항 관련해서 성별 격차가 이렇게 도드라지진 않았습니다. 그만큼 남녀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분명한 인식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죠. 그 이유가 뭘까는 성별 조사만 봐서는 단언하기 힘들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연령이나 직업 등을 봐야 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드러날 것 같아요.

▷장하나 = 연령이나 지지정당, 지지성향 등 이유가 있겠지만 성별이 이렇게 나뉘긴 쉽지 않은데 제2공항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요. 여성도 먹고 사는 문제는 똑같은데 환경문제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이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가, 환경 요소를 고려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동현 = 비자림로 조사에서도 여성 의견은 반대가 우세합니다. 환경 이슈에서 여성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추세로 볼 수 있어요. 여성 반대 여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장하나 = 연령별 차이도 대단히 흥미진진합니다. 이런 차이는 처음 본 듯해요. 드라마틱 합니다. 표 자체를 시청자들이 봤으면 합니다. 조사에서 20대는 재추진 의견이 앞섰어요. 53.8%를 보였죠. 다른 세대는 비슷하거나 백지화 의견이 많은데 유독 20대에서는 이런 모습이 나타났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동현 = 30대~60대 이상은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백지화 여론이 우세합니다. 그런데 20대 여론이 재추진 53.8%로 나타난다는 것은 지금 그들이 겪는 현실들, 취업이라는 경제적인 기대감이 반영된 숫자가 아닐까 해요. 20대는 탈제주 러쉬를 이루는 상황이기도 하죠. 제주지역에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다는 말입니다. 경제개발 이슈가 취업을 목전에 둔, 새로운 기대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요.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대담 중인 김동현 시사평론가(왼쪽),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대담 중인 김동현 시사평론가(왼쪽),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장하나 = 20대가 보수화됐다고 하지만 이보다 유독 경제에 민감한 게 이유일 것 같습니다. 평생을 경쟁에 싸워온 세대죠. 30대~60대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며 공사비만 몇 조에 달한다 해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장밋빛 공약, 개발이 도민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줬냐에 대한 많은 실망 속에 제2공항이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가진 것 같습니다. 

▷김동현 = 제2공항은 성산이라는 입지와 제2공항 자체에 대한 의견을 나눠 볼 필요가 있어요. 2015년 11월 제2공항 부지 선정 이후부터 몇 번의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높게 나왔었죠. 하지만 지금의 여론조사에서 50대 이상도 백지화 의견이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물론 갈등의 골이 깊었지만, 지역민들이 현안에 대해 학습할 여유가 많았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어요. 많은 시간이 주어지면서 현안에 대해 이해하는 동안 기존 입장과 다른 입장을 선택한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기존에는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분들도 5년이란 기간 동안 이렇게 해선 안 된다며 다른 선택을 하신 분들이 많아요. 지역에서 제2공항 관련 여론이 변화로 요동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하나 = 이런 숫자는 나타나기 힘들죠. 국책사업에 항공수요를 보완하겠다는 사업인데 이같이 나타난 것은 도민사회 숙의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보기 힘든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는 거죠. 국가는 강행했지만 반대 단체와 주민들은 이 기간 동안 충분히 토론해왔어요. 

▷김동현 = 5년이라는 기간 동안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런 식의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찬성하시는 분들이 반발할 수도 있고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 자체가 지역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아요. 그간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도민과 지역사회에 주는 교훈으로 봐야 합니다. 

▷장하나 = 도민들이 찬반을 떠나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은 자부심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이었습니다. 지역별 결과를 보겠습니다. 서귀포시와 제주시 차이가 클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눈에 띄는 것은 제주시갑 지역의 백지화 의견이 두드러진다는 겁니다. 이건 제2공항이 지어질 경우 피해나 손해가 올 것이라는 응답일까요?

▷김동현 = 지역 균형 발전적 관점에서 서귀포지역에 제2공항이 생겼을 때 다른 지역이 피해 본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서귀포시 52.3%가 재추진을 바라는 여론은 그만큼 성산에 지어졌을 때 경제적 기대감이 반영된 숫자입니다. 제주시갑 지역의 백지화 여론이 높게 나타난 것은 지역이기주의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제2공항 문제는 현 공항의 포화 문제로 대두됐죠. 제주시갑 지역에 공항이 있긴 하지만 제주시갑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역이기주의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고 다만 경제 기대감에서 서귀포시와 제주시 간 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반대하는 분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도민 여론을 확인했다고 하시겠지만, 여전히 성산과 서귀포지역 주민들을 보고 추진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겠죠. 어떤 식으로든 이런 부분에서 설득이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진행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찬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어요.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에 패널로 나선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에 패널로 나선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장하나 = 갈등 봉합을 정부가 나서야 할 텐데요.

▷김동현 =을(乙)들의 싸움이 돼 아쉽습니다. 국책사업은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성산지역 제2공항 수용 주민들은 피해 당사자들입니다. 그분들에 대한 이해와 설득도 있어야겠죠. 제주지역에서의 을 싸움이 아닐 국토부가 결정 과정에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좀 더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장하나 =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데 조장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아쉬운 게 아니라 도민 입장에선 정부의 해명이나 답을 구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이번 여론조사에서 20대와 60대가 흔히 생각하는 관점에서 정반대로 나왔어요. 60대는 당연히 재추진 의사가 크게 나타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크진 않았어요. 50대와 60대 추이가 의아합니다. 지가상승으로 이익을 볼 수 있을 텐데 물려받은 토지로 세금만 많이 내게 돼 그럴까요?

▷김동현 =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지가상승 기대감은 있겠지만, 성산에 오래 사신 분들에게 땅은 매매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터전입니다. 지가가 올라갔다고 해도 소득자산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지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겠지만 토지자산의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투기세력도 있지만 그런 분들과 지역 주민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 및 소득자산 문제는 따로 봐야 해요. 60대가 지가상승이라는 경제적 이익에 따른 판단보다 오히려 후손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처럼 적은 차이를 보이게 한 것 같습니다. 다른 여론조사를 보면 알겠지만 60대 이상일수록 국가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조사를 보면 지금 같은 찬반 갈등 속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택한 분들이 높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사회를 맡은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사회를 맡은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장하나 = 오차범위에 근소하다고 하지만 앞서 말했듯 60대 이상은 아무래도 국가가 한다는 것에 대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놀랍습니다. 부동산 문제도 땅을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땅값이 10배 올랐다고 돈으로 바꾸는 것은 삶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땅값이 오르는 것을 경험하며 오르는 게 좋지만 않다는 생각이 생긴 것 아닐까요. 

▷김동현 = 부동산값 상승 동향을 볼 때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은 중국인 자본과 수도권 여유자금의 묻지마 투자가 원인입니다. 수도권 투기가 막히면서 제주지역으로 그 부동산 투기 자금이 내려왔어요. 그런 것들이 지가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됐습니다. 이를 통해 이익은 있겠지만 농지나 삶의 터전을 처분하지 않으면 소득자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경제적 이익으로 바로 연결되지도 않아요. 제2공항이 5년 동안 계속되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제주지역 여론 동향도 감안됐을 겁니다.

▷장하나 = 강정 해군기지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제2공항 갈등이 이어지면서 도민들이 힘들어합니다. 그 과정이 을들의 싸움이라고 정확히 표현해주셨습니다. 왜 우리끼리 싸워야 하나요. 정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어느 특정 정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변화가 없어요. 국토부는 그렇다 쳐도 제가 놀란 것은 지역 국회의원들입니다. 도민 뜻을 국회나 정부에 전달해야 할 분들이 정석비행장 대안을 던졌어요. 도민 여론도 단호합니다. 

 

▷김동현 = 반대가 절반 이상이죠. 정석비행장 대안 반대 의견은 제2공항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과 성산 입지만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어요. 이 둘이 합쳐 과반인 거죠. 두 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높다는 측면에서 60% 이상이 백지화 의견을 택했다는 겁니다. 정석비행장 활용에 대한 의견도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분들은 반대했어요. 제주지역 현안 이슈에 대한 시사적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을수록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석비행장 대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다는 것은 도민들도 정치인이나 관료들 못지않게 삶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학습한 결과입니다. 그간 많은 자료가 공유되면서 이해도가 높아졌죠.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겁니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하나 = 보통 지역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보는데 정부는 지역 의원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의원들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청와대는 그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제주는 지역 의견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아요. 또 국토부가 추진하는 6조 규모 거대 관급 사업을 할 수 있는 건 대기업 재벌들이죠. 전국 10곳 정도만 입찰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국토부가 큰 사업을 쉽게 접지 않고 어디서든 꼭 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나와 특별법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나 법으로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는 과정은 제2공항이 흔들리니 부산으로 갔구나 싶어요. 

▷김동현 = 토건세력과 관료들 입장은 확고하죠. 다만 정부가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전달받는 창구는 지역 국회의원입니다. 근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지역 여론의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청와대 관계자들이 이야기할 때 지역 여론과 다른 이야기들을 합니다. 최근에 알겠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제주에 와서 제2공항 이야기를 하고 있죠. 박용진 경선 후보는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해요. 그건 뭐냐면 제2공항 지역 여론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선 후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면 청와대나 중앙정부가 인식하는 여론은 지역 여론과 다르다는 겁니다. 그 책임은 지역 국회의원에게 있어요.

▷장하나 = 국토부와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의 합의로 제주도기자협회를 통해 여론조사를 했죠. 국토부가 시원하게 답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정석비행장 대안을 던지는 등 해결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도민의 민심을 반영하고 있는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결과가 청와대에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신중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김동현 = 네, 대선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제2공항 찬성 여론이 높아요.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는 56.5%, 열린민주당은 65.6%, 정의당은 76.5%로 백지화 여론이 우세합니다. 절대적 과반이 백지화 여론입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당원을 상대로 표를 얻어야 하고 지지를 얻어야 한다면 제2공항과 관련해 이런 데이터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이런 데이터가 제대로 전달될지 싶습니다. 

▷장하나 = 청와대는 물론이고 대선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봐야 합니다. 경선 준비 과정에서 도민 마음을 읽어야 하죠. 그게 본인을 위한 일입니다. 제2공항부터 정석비행장 대안까지 도민 마음을 훑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통신사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 안심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100% 무선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고,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1년 7월 행안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습니다.

응답률은 21.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입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3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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