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장하나활동가] 제주도지사 예비주자 ‘빅3’ 민주당 싹쓸이 “다양한 후보 아쉽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② 차기 도지사 선호도 / 장하나-박건도 대담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특별기획으로 [여론조사 다시 읽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내년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선·지방선거·교육감선거·지역현안(제2공항, 도의원 정수 증원)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패널들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야별로 톺아보고 재해석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텍스트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글]
[토론 텍스트 싣는 순서]

① 차기 대통령 선호도, 대통령 선거결과 기대, 정당지지도 
② 차기 도지사 후보 선호도, 도지사 선거결과 기대
③ 차기 교육감 후보 선호도, 교육정책 평가 
④ 제주 (성산)제2공항과 정석비행장
⑤ 원희룡 도정 7년 평가와 도의원 정수 증원

■ 사회 :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정치하는 엄마들 사무국장
■ 출연 : 박건도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사무처장
■ 기획 : 김봉현 편집국장 
■ 연출·편집 : 문준영 뉴미디어콘텐츠팀 기자
■ 촬영 : 오영훈·김제남·한재근 PD
■ 토론 워딩 : 이동건 기자

 

 

* 아래의 토론 요지 텍스트는 실제 토론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제주의소리 제리뉴스 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장하나

“원희룡 도정에 대한 심판론이 원희룡 대선 예비주자의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범보수 진영의 후보들 존재감이 아직은 미약하다”

“송재호 국회의원의 선호도 3.9%는 현역 의원으로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물론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천직’이라는 취지로 공공연하게 도지사 선거 불출마 의향을 내비쳤던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제주의소리(·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영훈 문대림 위성곤 등 민주당 ‘빅3’ 박빙 구도다. 특정 정당으로 몰려있는 결과다. 도민들이 예비후보들의 보수와 진보 성향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지만, 제주에서도 여성후보와 청년후보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도민들에게 익숙한 후보가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민주당 후보들은 변화를 원하는 도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국회의원이 됐을 때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나 정치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럴 때마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 내년 선거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있었으면 한다. ”

 


▶ 박건도

“차기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주자들 지지율 보면 원희룡 도정에 대한 심판론 두드러져.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기존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거대정당이 아닌 진보진영 혹은 시민사회 활동가 후보의 지지율이다. 박찬식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전) 상임대표의 3.3% 지지율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

“박찬식 전 상임대표는 최근까지 제주에 가장 뜨거운 이슈인 제2공항 반대운동을 이끌었다. 제주도기자협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그 여론과 이번 제주의소리(·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맞닿았다고 생각한다.”

“선거가 후보뿐만 아니라 세력, 정당 등을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아졌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모두 중년 남성이다. 좀 더 다양한 형태의 후보를 내세우거나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내세우는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를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가 유권자나 청년의 관점으로서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볼 것 같다.”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이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제주도가 특별한 자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역의 유지들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동네 청년들이 10명 정도 다 같이 출마하는 선거가 될 순 없을까? 결국, 누구나 참여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장하나 = 안녕하세요.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 읽기 사회를 맡은 장하나입니다. 오늘은 2번째 시간입니다. 제주의소리가 8월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다음 제주도지사 선거가 도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어떤 의제를 눈여겨 봐야 할지 등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은 패널로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박건도 사무처장을 모셨습니다. 

▷ 박건도 = 안녕하세요.

▷ 장하나 = 이번 제주의소리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무엇인가요? 

▷ 박건도 = 제주판 3김이라고 하는 우근민 김태환 신구범 지사의 20년 시절을 보내고 원희룡이라는 인물이 제주에 와 도지사직을 수행한지 7년이 또 흘렀습니다. 원희룡 지사가 대선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내려놓은 시기에 진행된 여론조사인데, 2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는 원 지사의 지지율이 다른 보수 후보. 특히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로 흡수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원 도정에 대한 심판론이 두드러집니다. 추가로 눈여겨볼 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아닌 진보진영이나 시민사회 활동가의 지지율입니다. 박찬식 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가 3.3%의 지지율을 기록해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 장하나 = 저도 원 도정에 대한 심판을 생각합니다. 지난 시간에 대선후보 선호도 등에 대해 강보배 국무총리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과 얘기했는데, 제주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원 도정에 대한 심판론이 대선후보 선호도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도지사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 나온 것 같습니다. 원 도정 7년 평가도 돌아보려 합니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만 원 도정의 긍정 평가가 높습니다. 나머지 연령대를 보면 원 도정을 질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차기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범보수진영 후보의 존재감이 약합니다. 오영훈, 문대림, 위성곤, 김태석, 송재호, 허향진, 박찬식, 박원철, 고병수, 문성유 등 이름이 나옵니다. 이름은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선호도 순위대로 나열했는데, 이중 어떤 후보가 보수라고 할 수 있을까요?

▷ 박건도 = 여러 기준이 있지만, 허향진 전 제주대학교 총장,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2명을 보수 후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장하나 = 문성유 사장의 선호도는 0.5%라서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허향진 전 총장도 3.9% 수준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현역인 송재호(민주당, 제주시 갑) 국회의원의 지지율이 3.9%라는 점입니다. 제주시 갑 지역구 인구가 적은 편이 아닌데, 3.9%가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혹시 불출마하는 건가요? 

▷ 박건도 = 공식적으로 불출마 선언한 적은 없습니다.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 장하나 = 송재호 의원이 20대 총선 직후 도지사 선거에 불출마 한다고 하고, 올해 초에도 ‘국회의원이 천직’이라는 취지로 공공연하게 불출마를 얘기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당선자라면 도민사회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인데, 선호도가 낮습니다. 제주의소리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의미로 이번 여론조사의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 합니다.

▷ 박건도 = 네. 김태석 전 제주도의장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 장하나 = 김태석 전 의장 4.1%, 송재호 의원 3.9% 입니다. 송재호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3.9%에 머무른 점에 대해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현역 국회의원의 선호도가 이렇게 낮은 모습은 흔치 않습니다. 제주시 갑 지역구 주민들이 송재호 의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지역구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건도 = 여론조사에서 1~3등을 차지한 오영훈(민주당, 제주시 을) 국회의원,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위성곤(민주당, 서귀포시) 국회의원은 제주에서 오랜기간 활동했는데, 송재호 의원은 도민 사회에 아직 각인이 덜된 것은 아닐까요?
 

장하나 전 국회의원(오른쪽)과 박건도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사무처장이 차기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제주도지사 선호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장하나 전 국회의원(오른쪽)과 박건도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사무처장이 차기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제주도지사 선호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장하나 = 국회의원 당선자가 도민사회에 덜 각인됐다는 것은 이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영훈, 문대림, 위성곤 ‘빅3’ 구도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귀포시민들은 위성곤 의원을 상대적으로 선호했습니다. 사실 워낙 한 정당으로 몰려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도민들이 보수와 진보 등을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허향진 전 총장은 어떤가요?

▷ 박건도 =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복잡한 상황입니다. 원희룡 전 지사 측근으로서 허향진 전 총장이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으로 간다는 얘기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 장하나 =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이 물러나 허향진 전 총장이 도당위원장을 맡는 것 아닌가했는데,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사고당으로 처리됐습니다.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진 않은데, 악재가 겹쳤습니다. 원 지사에 대한 심판론까지 악재입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박찬식 전 상임대표입니다. 3.3%가 나왔는데, 현역 국회의원 송재호 의원의 3.9%와 비교하면 낮다고만 볼 수 없습니다.  

▷ 박건도 = 박찬식 전 상임대표는 최근까지 제주에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제2공항 반대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2월 도민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많은 도민들이 반대를 선택했습니다. 제2공항을 반대한 도민들의 여론과 이번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결과가 맞닿았다고 생각합니다. 

▷ 장하나 = 좀 더 많은 도민에게 이름을 알릴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를 시사하는 수치입니다. 차기 도정에 대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45.9%,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한 사람이 34.8%, 모름·응답 거절이 19.3%입니다. 원 도정 7년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될지가 중요해졌는데요. 빅3를 비교하면 오영훈 16.5%, 문대림 13.7%, 위성곤 12.3%로 오차범위내에 있어 아직 모릅니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제주도지사 후보 선호도. ⓒ제주의소리.

▷ 박건도 = 빅3 선호도를 합치면 여당후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45.9%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것이 38.8%에 없음·모름이 19.3%입니다. 야당후보 당선을 원하는 사람들이 골고루 야당후보를 선호한 것도 아닙니다.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23.9%인데, 내년 도지사 선거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 장하나 = 허향진 전 총장이 도당위원장 맡아 공식적으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히지 않아 선호도가 낮을 수도 있습니다. 야당후보 당선을 원하는 사람들이 34.8%라서 실제 선거에 들어가면 판세가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지만, 제주에서도 여성후보와 청년후보가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도민들에게 익숙한 후보가 장점만 갖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민주당 후보들은 변화를 원하는 도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박건도 = 선거가 후보뿐만 아니라 세력, 정당 등을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모두 중년 남성입니다. 다들 비슷해서 이름이 헷갈릴 정도인데, 좀 더 다양한 형태의 후보를 내세우거나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내세우는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를 얻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 장하나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이 이변입니다. 정치권에서 청년과 여성의 존재감이 매우 작습니다. 후보군만 보면 변화의 바람을 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도지사 선거에서 도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의제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적합한 후보를 찾아야 할까요?

▷ 박건도 = 제가 청년이기 때문에 좀 더 청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볼 것 같습니다. 정책을 비교하고,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볼 것 같습니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세력을 보면 다소 회의적입니다.  

▷ 장하나 = 지난 6월에 국제자유도시 3차 계획이 도의회에 상정됐는데, 항간에는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도 다음 도의회에서 다루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계획은 언론에게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박건도 사무처장. ⓒ제주의소리.

박건도 제주가치 사무처장. ⓒ제주의소리.

▷ 박건도 = 계획 발표 이후 민주당 국회의원 포함해 진보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문제는 2차 종합계획 종료 시점이 올해입니다. 3차 계획이 내년에 바로 시작돼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올해 안에 도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는 슬픈? 아쉬운? 그런 종류의 감정이 듭니다. 

▷ 장하나 = 예산안도 법정 시한을 넘기기도 합니다. 큰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3차 계획이 옳고 그름을 떠나 충분하게 논의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큽니다. 그냥 사무실에서 앉아서 작성한 용역 보고서 같은 느낌입니다. 도민들의 삶을 제대로 담지 못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충분한 토론과 대화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도민들의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습니다. 

▷ 박건도 = 많은 비판이 있는 계획인데도 통과되면 제주의 미래 10년을 규정하는 계획이 됩니다. 다음 도정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다음 도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합니다. 

▷ 장하나 = 제가 국제자유도시에 살고 있고, 국제자유도시 출신이라고 체감하지 못합니다. 사람과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제주? 서울이나 부산 등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국제자유도시가 되면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시도해보자, 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도민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 박건도 = 코로나19 전에 연간 1700만명 정도입니다. 

▷ 장하나 = 제주에 1700만명 입도하는 시대에 순기능도 있지만, 부작용으로 도민 사회가 치여 돌아갑니다. 의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아주 먼 얘기를 해서 피로한 도민들의 무관심이 커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박건도 = 국제자유도시 관련 얘기가 나왔는데,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입니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자치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 장하나 = 중요한 말입니다. 특별자치라고 하는데, 실제 느껴지는 것이 없다?

 

제주의소리가 진행한 여론조사 차기 제주도지사 선거 결과 기대와 여당 후보 선호도. ⓒ제주의소리.

▷ 박건도 = 의사결정 참여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투표하는 것 뿐입니다. 내년 선거에는 청년이 당사자로서 입안에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들이 형성됐으면 합니다. 또 청년들이 직접 제도정치에 진출하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특별자치도가 만들어져 청년들의 정치 진출 기회가 적습니다. 4개 시·군이 사라지면서 기초의회도 사라졌습니다. 광역의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인맥이 필요합니다. 기초의회가 있었다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 기회가 그나마 나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합니다. 

▷ 장하나 = 자치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약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정말 동의합니다. 수도권에는 기초의회가 있습니다. 차이가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치 참여한 청년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잘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커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합니다. 

▷ 박건도 = 제주도의회만 보더라도 연령대가 40대인 도의원이 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50대 이상입니다. 

▷ 장하나 =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 박건도 = 비례대표 자리가 7석인데, 상당히 소수의 자리입니다. 청년뿐만 아니라 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이 도전하기 때문에 소위 ‘빽’있는 사람만 갈 수 있는 자리처럼 변질되고 있습니다. 

▷ 장하나 = 저도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에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당대표가 젊은 정치인입니다. 바뀔까 하지만, 청년이라고 모두 청년 문제를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이준석 대표가 능력주의를 말합니다. 젊은데 성공한 사람, 판사 출신, 검사 출신 등 대다수의 청년들의 삶과 다른 사람들입니다. 엘리트주의에 입각해 정치권에 들어간 청년들은 실제 청년들의 문제를 다르게 봅니다. 특별자치도 제주가 이런 부분에 대해 앞장서야 하는데, 뒤쳐졌습니다.

▷ 박건도 = 20~30대 청년층이 정치하려고 도의원에 출마한다면 자신만의 세력으로 뚫기 어렵습니다. 기존 세력에 간택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존 세력에 간택된 청년이 제대로 된 청년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 장하나 = 간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면서도 안타까운 표현입니다. 청년 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 지망생이 계층과 세대, 연령을 떠나 유권자 마음에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 세력에게 잘 보여야 하는 상황습니다. 기득권을 바꾸고 싶은 청년과 소수자의 정치 입문 자체가 너무 힘듭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적다고 하는데, 다른 지자체는 청년 거버넌스나 위원회 등을 구성합니다. 원 도정에는 없었나요? 

▷ 박건도 = 없지는 않았습니다. 2016년에 제주에서도 의원 발의로 제주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됐습니다.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 장하나 = 청년들이 요구했나요?

▷ 박건도 = 네. 당시 전국적으로 청년기본조례 제정 운동이 있었습니다. 제주에서도 원탁회의라는 청년 참여 기구가 만들어져 운영됐습니다. 1년에 50~60명의 청년들이 신청해 교육과 사회참여, 주거 분과 등으로 나뉘어 논의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장하나 = 원탁회의가 있는데도 청년 정치 참여가 부족한가요?

▷ 박건도 = 청년 원탁회의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보지만, ‘그래, 줄게’라는 인식에 머무르면 더 위험합니다.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정책으로 이어진 것은 극소수입니다. 도정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안된다고만 합니다. 안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것이 정치 아닌가. 

▷ 장하나 = 실제로 안되는 것도 있지만, 행정이 안된다고 표현한 것들 대부분은 ‘싫다’는 느낌입니다. 세월호 인양이 어렵다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니 거짓말처럼 인양됐습니다. 

▷ 박건도 = 의지의 문제 같습니다. 

▷ 장하나 = 큽니다. ‘하기 싫다’고 말 못하니 ‘안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원탁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 실제 정책으로 이뤄지는 일정부분의 강제성 없이 회의하고, 사진찍는 등 형식적인 자리가 되면 정치 불신, 혐오만 늘어날 것 같습니다. 청년을 떠나 많은 거버넌스에서 농민, 여성, 장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에 제주시 연동 갑 지역구 도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혹시 박건도 사무처장은 직접 출마할 생각은 없나요? 제가 여성이면서 청년으로서 도의원에 출마했을 때 엘리트가 아니라서 선택받기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득표율이 높았습니다. ‘저 후보라면 바뀌겠다’고 생각해 저에게 표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엄마들의 정치 참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건도 사무처장도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소속이다. 

▷ 박건도 = 출마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정치와 시민사회의 연결점입니다. 지역 유지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간 저도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치할 수 있는 저변 확대에 힘쓰고 싶습니다. 

▷ 장하나 = 혹시 출마를 고민중인가요?

▷ 박건도 = 네. 

▷ 장하나 =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싶습니다. 박건도 사무처장은 청년운동을 통해 직접 문제를 해결해 왔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빅3 오영훈, 문대림, 위성곤도 1980년대 학생 운동하면서 진보적이고 행동하는 정치인이었지만,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3명의 후보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잘 모릅니다. 또 3명의 후보가 개혁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정치인도 아닙니다.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유권자들이 ‘저 사람이나, 이 사람이나’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됩니다. 

▷ 박건도 = 선거에는 누구나 출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동네 청년 10명 정도 다같이 출마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민주주의의 축제입니다. 

▷ 장하나 = 제가 국회의원이 됐을 때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무나 정치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럴 때마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합니다. 되레 후퇴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고인물은 썩습니다. 큰 변화의 바람이 있었으면 합니다. 차기 도지사 선호도와 다음 선거에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박건도 사무처장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를 보는 사람도 더욱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관심을 가질수록 정치가 발전하고, 도민의 삶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통신사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 안심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100% 무선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고,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1년 7월 행안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응답률은 21.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해당 보도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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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33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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