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차줌마'→'아재 장윤정'…예능 속 여전한 젠더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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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줌마'→'아재 장윤정'…예능 속 여전한 젠더 프레임

 

성 역할 고착화 역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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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영유아 상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기능과 무관하게 성별을 구분하고, 소꿉놀이를 여아 놀이로 취급하는 등 아이들에게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를 개선해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여자 어린이는 분홍색, 남자 어린이는 파란색으로 정해놓은 어린이 상품 색깔 구분이 성차별적인 편견과 성 역할 고정 관념을 심어줄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처럼 사회가 오랜 시간 부여해온 역할이나 선입견에 맞게 행동하기보다는 성별에서 벗어나 개인의 개성이나 정체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여자답게', '남성스러운' 등 역할을 고착화시키는 단어들의 쓰임도 전반적으로 지양되고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이 사회적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예나 지금이나 깔끔하고 요리하는 남성은 '이모' '아줌마', 집에서 털털한 모습으로 있는 여성을 '아재'로 표현하며 젠더 영역에서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난 1일 방송한 JTBC '해방타운'은 장윤정이 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집에서 술과 안주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재美 폭발', '아재의 언어 긁적긁적', '아재의 언어 거센 콧김', '아재의 언어 동공확장' 등의 자막을 덧입혔다.

 

앞서 MBC '나 혼자 산다' 제작직은 키가 꼼꼼하고 깔끔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제작진은 '키 이모'라는 자막을 입혔다. '키 이모'란 자막에는 '남자치고는 깔끔하다'란 의미가 함축돼 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30대 남성을 온전히 바라보는 시선이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요리를 잘하고 살림을 잘하는 차승원에게 '차줌마',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뛰어난 요리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백종원에게는 '백주부'란 수식어를 붙였다.

 

직업적으로 요리를 하는 남성이 '주부'라고 불리고 집밥을 만드는 남성에게 '아줌마'라는 별명을 붙인 건 일반 남성에게 기대하기 힘든 모습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당시에는 이들의 별명에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할 수록 성별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움직임과 역할도 확장되면서 '차줌마', '백주부'란 단어를 불편해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자발적 미혼모를 선택한 사유리가 출연한 사례만 봐도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혼을 부추기고 아빠 역할을 넘나드는 사유리의 출연에 일각에서 반대의 의견을 내자 KBS 강봉수 CP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제일 먼저 출연자의 행동을 관찰하는 역할을 한다. 시청자에게 미치기까지 편집 과정에서 제작진의 판단이 개입되기에 그들의 시선과 역할이 중요하다. 그 동안 써온 표현이 예능적 재미를 주는 요소일 수도 있으나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서 성 역할을 고착화 시킨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사회적 흐름을 읽지 못한 표현과 자신들의 영향력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때다.

 

▼ 기사원문보기

https://www.dailian.co.kr/news/view/1001803/?sc=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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