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좁은 수조 속 고래들에게 자유를"...높아지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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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수조 속 고래들에게 자유를"...높아지는 목소리

 

최근 수족관에서 사육 중이던 고래류가 폐사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수족관 고래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수족관에서 1~2년 사이 반복적으로 폐사가 반복하는 데도 방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수족관들과 이들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해양수산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20일 아쿠아플라넷 여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벨루가의 방류를 요구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시민사회단체들이 20일 아쿠아플라넷 여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벨루가의 방류를 요구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14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전남 여수 아쿠아플라넷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남은 벨루가(흰고래) ‘루비’를 즉각 방류할 것을 요구했다. 이 수족관에서는 지난 5일 수컷 벨루가 ‘루오’가 폐사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20일에는 역시 수컷 벨루가인 ‘루이’가 폐사한 바 있다. 불과 10개월 만에 사육 중이었던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가 폐사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루이’의 죽음 직후 시민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벨루가 방류 대책을 요구했다”며 “당시 책임 주체들이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을 죽음을 또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루이와 루오가 폐사하면서 현재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남은 벨루가는 암컷인 루비 한 마리뿐이다. 시민단체들은 “야생에서 벨루가의 평균 수명이 30년 이상인데 비해 작년과 올해 여수 아쿠아플래닛에서 폐사한 ‘루이’와 ‘루오’의 삶은 겨우 12년에 그쳤다”며 “같은 시설에서 비슷한 나이의 벨루가 두 마리가 폐사한 사건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수족관 생활이 벨루가에게 얼마나 부적합한지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 마린파크에 혼자 남아있는 돌고래 ‘화순이’를 구해 달라는 범국민 캠페인을 시작한 바 있다. 마린파크에서는 최근 8개월 동안 돌고래 3마리가 잇달아 폐사했고, 현재 화순이 한 마리만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마린파크와 아쿠아플라넷 여수, 두 수족관에서 사육하던 고래류가 이번 달 잇따라 폐사하면서 두 곳 모두에 고래류가 한 마리만 남게된 상황이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2012년 국내에 반입된 암컷 벨루가 루비는 수컷 루오, 루이와의 합사가 실패한 탓에 5년여 가까이 비좁은 내실에 갇혀 지냈다. ‘루비’가 몇 년 간 살아온 보조 수조는 주 수조에 비해 면적 약 5분의 1, 부피는 10분의 1에 불과한 크기다. 이에 대해 아쿠아플라넷 여수 측은 2016년 이후 수컷과 암컷이 교대로 내실을 오가며 지냈다고 해명했다. 루이와 루오가 주 수조에 있을 때는 루비가 보조 수조에, 그 반대의 경우에는 루이와 루오가 보조 수조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어느 수조에 있었던 이들 벨루가가 갇혀있었던 수조 환경은 세 마리 벨루가 모두에게 최악의 환경이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어 “연이은 벨루가의 죽음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는 현재 살아남은 마지막 한 마리 루비의 생존”이라며 “루비마저 죽기 전에 반드시 방류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단체들은 “그러나 책임을 져야 할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며 회피하기에만 급급하다”며 “한화와 벨루가의 원 소유자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모두 관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전시 중인 벨루가들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전시를 위해 반입된 개체로 이들의 원 소유자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다. 단체들은 “여수 아쿠아플라넷은 자신들에게 소유권이 없다는 이유로 방류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벨루가 소유자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관리의 책임이 아쿠아플라넷에 있다며 방류 협의를 위한 시민단체의 면담 제안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단체들은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해양수산부 소속 기관으로서 실질적 소유는 정부에 있으므로 해양수산부는 여수 벨루가들의 죽음과 방류에 대한 최종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며 “해양수산부와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책임있는 소유권자로서 마지막 남은 벨루가 ‘루비’의 안전 담보와 방류 계획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해양수산부는 정부 소유의 벨루가 죽음에 책임을 물어 관리 소홀에 대한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을 즉각 감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DxE 야생동물 소모임, 광양만녹색연합,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해방물결,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시셰퍼드 코리아, 여수환경운동연합, 정치하는엄마들, 제주녹색당, 제주동물권연구소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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