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 성평등 내용분석 보고서- 2020 EBS 유아동 대상 스튜디오 및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프로젝트

정치하는엄마들 미디어감시팀은

2020 대중매체 성평등 내용분석 보고서를 한국양성평등진흥원과 함께 발간했습니다.

 '미디어에 다양한 색을 아이들에게 다양한 삶을' 이라는 슬로건 아래

미디어개선 프로젝트 pinknomore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2020년 상반기 EBS방영 애니메이션 및 스튜디오 프로그램 대상으로 한  국내최초 "성인지적 관점에서 바라본 유아동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하였습니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의 여파로 가정 보육의 시간이 늘어나고 영상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각 가정에서 EBS 제공 프로그램이 갖는 중요성과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커져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질적 분석(8편의 프로그램)과 양적 분석(8편의 프로그램)을 통해 EBS의 간판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성별 불균형의 문제는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성을 파악할 수 있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성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등장인물의 남성 중심성은 캐릭터별 위치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그 양상을 조금 더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 및 코너에서 멘토/선생님의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 게스트로 등장하는 인물의 성편향성은 가장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질적 내용분석의 결과, 때로는 전통적인 성별 스테레오 타입이나 가부장제 사회의 젠더 의식에 머무는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여성혐오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출연자가 등장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직업, 성격,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의 외양(옷차림 메이크업)에서 성별 이분법에 근거한 성편향은 나타났습니다. 군무를 위해 등장한 아이들, 아이들의 놀이를 진행하는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여자 아이들은 ‘꾸밈’을 강요받는 모습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부장제 사회의 성별 이분법에 근거한 캐릭터의 설정 및 프로그램 서사가 갖는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현실 속 인물들-남성적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여성적 분야에서 일하는 남성-을 삭제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전통적인 유아 콘텐츠가 지닌 성차별적인 요소에 대해 성찰하고, 때로는 ‘원작 비틀기’의 방식으로 이에 도전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여년 전과 비교할 때, 영유아 대상 미디어 콘텐츠에도 변화의 바람이 조금이나마 불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긍정적 신호입니다

아쉬운 부분은 아직까지 성별 불평등을 유발하는 구조적 조건에 대한 질문은 부재한 채, 단순한 역할 바꾸기에 머물거나 성에 관계 없이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다는 이야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문제제기, 그리고 이 운동장으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제대로 전개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보고서 pdf를 첨부합니다.

 '미디어에 다양한 색을 아이들에게 다양한 삶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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